백스토리: 두 사람은 엘펜하임의 제 1, 2 마탑주임과 동시에 신인류를 개발하는 연구원입니다.
-
[THE LAST EDEN]
최초의 인류, 그리고 최후의 인류
W.아이리아
...
라플라스는 눈을 뜹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난장판이 된 연구실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당신은 피를 뒤집어 쓴 채 서 있습니다.
두 손 가득 말라붙은 검은 피가 검붉게 물들어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더라?
아, 분명...
모든 지적 생물체, 인류는 마침내 멸망했습니다.
문명의 대부분이 유실되고 엘프를 포함한 전인류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신이 동료들과 함께하던 연구소 역시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마침내 재앙은 닥쳤고, 폐허가 된 연구소에서 눈을 뜬 건 당신 뿐입니다.
그런데 재앙은 왜 갑작스레 찾아온 걸까요?
인류는 왜 갑자기 멸망한거였죠?
인류가 멸망했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원인이 기억나질 않습니다.
그 외에도 중간중간 머리에 안개가 낀 기분입니다.
어쩌면 다른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다못해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안드로이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신인류를 연구하던 연구원인 당신은 묘한 희망을 품습니다.
라플라스:(눈을 뜬다. 어지러움이 가시기 전에 눈에 들어온 풍경이, 어떤 사실 하나를 머릿속을 비집고 들여보낸다. 내가 피를 뒤집어썼다는 사실 같은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집중하는 건 '전 인류가 멸망했다는 것' 예언했던 것보다 재앙은 갑작스레 찾아왔고, 미처 대비를 못 한 것인지. 너무 늦은 것인지. 우려했던,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루실리카, 혹시.... 그대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손을 치우고 눈을 굴려 주변을 살핀다. 익숙하지만, 예전같지 않은 연구실의 풍경이다.)
분명 당신이 아는 연구실 같은데,
온통 망가져있어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런 모습은 낯설기만 합니다.
책상은 부서져있고, 바닥에는 피로 얼룩진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있습니다.
한쪽에 떨어진 레이피어도 보입니다.
복도로 나가는 문은 반쯤 열려있습니다.
불안정한 마력의 흐름이 전체적으로 퍼져있어 당신의 마력 역시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함부로 마력을 사용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또한 당신의 무기 역시 사라져있습니다.
라플라스:(시야를 돌리다 보면, 눈에 보이는 레이피어 하나. 그걸 발견하자마자 기어가듯 달려들어 레이피어를 안아든다.) 루실리카.... 살아있기를 바랍니다. (희망이 제일 부질없고, 그게 부서질 때의 허무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갖는 게 인류의 본능이 아닌가. 일어서서 복도로 걸어나간다. 복도에도 발자국이 찍혀있는가?)
너무나도 익숙한, 루실리카의 레이피어입니다.
누군가가 방금 전까지 쥐고 있었던 듯 희미하게 온기가 남아있습니다.
복도로 나가면, 어지러운 발자국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얗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깨끗한 복도...였던 곳입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듯 비상등 몇개만 켜져있어 어둡습니다.
널브러진 시체들이 바닥에 잔뜩 즐비해있고
바닥은 여기저기 피 웅덩이가 고여있습니다.
피로 얼룩진 발자국이 어지럽게 나 있습니다.
피 냄새가 선명하게 코를 찌릅니다.
KP:눈 앞에 보인 참상에 산치체크
라플라스: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라플라스 SAN -1
바로 옆에 있는 제 2연구실과
그 옆의 벽에 붙은 층별 안내도도 보입니다.
다른 곳은 전부 무너진 잔해에 막혀 갈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라플라스:(연구실 내부는 익숙하지만, 다시 한번 층별 안내도를 확인합니다. 아직, 미약한 온기가 남아있는 레이피어는 여전히 품에 안고있습니다.)
<층별 안내도>
1층-제 1연구실~제 4연구실
2층-제 5연구실~제 10연구실, 자료실 3층-관리실, 제 11연구실~제 15연구실 3층은 현재 관계자 외 출입을 금지합니다.
루실리카:(짐짓 놀란 표정을 짓더니 라플라스를 향해 들고있던 총을 겨눕니다. 순간 겁에 질렸던 것 같기도 하고, 그저 놀랐을 뿐이기도 한 얼굴. 마찬가지로 라플라스와 똑같이 피를 뒤집어 쓴 모습입니다.)
...당신이야말로, 누구죠?
라플라스:....루실, (반가움에 화색을 띄던 얼굴이 당혹스러움으로 번지는 건 순식간. 루실리카가 자신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보는 건 거의 처음이었다. 자신이 기억 안 나냐는 질문보다는 내 존재를 납득시키는 게 우선이다.) .... 저는, 신인류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 에덴' 에 참여한 연구원이자 제 1 마탑주인 라플라스 셀케나입니다.
루실리카:(눈을 가늘게 뜬 채로 당신과 당신이 갖고 있는 레이피어를 바라봅니다. 여전히 경계심을 거두지 않은 눈, 그 경계심을 숨길 생각도 없다는 듯 날이 선 표정입니다.) ...그 레이피어, 제 거에요. 그걸 왜 당신이 갖고 있는 건지 설명하세요.
라플라스:(경계심 가득한 눈을 바라볼수록, 착잡해져 가지만 침착을 유지하고 설명을 이어간다. 하지만 목소리 끝이 떨린다. 제일 가까웠던 내 동료가, 이제는 나를 경계한다.) 제 1 연구실에 떨어져 있던 걸.... 주웠습니다. 주인을 찾아드리려고 가지고 있었는데, 당신의 것인 듯 하군요.
루실리카:...돌려줄 필요는 없어요. 당신이 갖고 있도록 해요. (그제야 표정이 조금 풀어집니다. 어쩐지 안도감이 감도는, 평소와 같은 표정.) 라플라스, 지금 당신 상태도 말이 아닌 것 같아서요. 몸을 지킬 물건 정도는 하나 쯤 있어야죠.
...놀라게했다면 미안해요. 이상하게 당신을 보자마자 경계심이 들어서... 당신인걸 알았는데도 놀라버렸네요. (겨누고 있던 총을 내리곤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갑니다. 조금 걱정 어린 눈으로 당신을 살피는 듯 하고. 당신은 늘 자신의 몸 보다는 주변을 돌봤으니.) 다친 곳은 없어요? 혹시 그게 당신 피라면......
라플라스:아, 일단은... 알겠습니다. (풀어지는 표정과 불러주는 이름에 안심하고 만다. 그리고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저도 덩달아 표정을 풀고, 침착함을 잃어버리고.......) 루실리카. (이름 한 번 부르고, 그 새를 못 참아서 가까이 다가온 루실리카를 끌어안습니다.) 루실리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이 피가 누구의 피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살아있습니다. 그대를 잃은 줄 알았습니다. .... 아..... 정말 다행입니다, 루실리카....
루실리카:나야말로 당신을 잃은 줄 알았다구요. 정말... 이렇게 걱정시키기나 하고. (당신을 마주 안습니다. 달래주듯 등을 두어번 토닥입니다. 울컥하는 마음이 치밀어올랐지만, 어쩐지 지금은 당신을 먼저 달래야 할 것 같아서. 몇백년이 지나도 당신은 왜 이리 애같은 걸까요? 그런 생각을 하며 작게 웃습니다.) 나도 괜찮아요. 다친 곳도 하나 없고. 레이피어를 잃어버려서 걱정했는데, 이제 그것도 문제 없게 됐네요. 당신이 와줬으니까요.
라플라스:(아, 나는 항상 이런 식이지. 또 루실리카에게 도움을 받고. 울 것 같은 심정이지만 고개를 든다. 언제 또 잃을 지 모르는 당신의 얼굴을 내 시야 가득 새기듯.) 다행입니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실패한 것 같군요. (그 말을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 없습니다. 루실리카,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또 강박처럼, 책임감이 나를 짓누른다. 이제야 막 만난 그대에게는 조금, 무리한 부탁일지도 모르겠지만.)
루실리카:실패했다고 말하지 말아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착잡하게 웃고는 연구실 안에 늘어선 유리관쪽으로 눈을 돌립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은 아직 남아있으니까요. '우리'가 만들어낸 것들이요. (당신을 안심시키려는 듯이 살풋 웃습니다. 등을 두어번 더 토닥여주고 나서야 떨어집니다.)
물론이죠. 그 말을 기다렸어요. (도와달라는 말에 괜히 안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당신이 짊어진 짐을 나와 나눠갖기를 얼마나 바래왔던가.) 내가 뭘 도울 수 있을까요? 우선 내가 아는 걸 전부 알려드리면 될까요? 당신이 담당자였으니 나보다 많은 걸 알고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라플라스:(끝나지 않았다는 말이, 다시 놓았던 희망을 쥐게 한다. 엘프의 존속을 위해, 인류를 위해 함께 힘썼던 그때처럼. 우리는 일어서면 된다.) ... 그대의 말이 맞습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한 프로젝트는 끝날 수 없음을, 제가 잠시 망각하고 있었네요. 그리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그대가 내가 오기를 기다렸든, 내 말을 기다렸든. 중의적인 의미의 말을 던지고는.) .... 지금, 기억이 흐릿합니다. 안개가 낀 것처럼, 연구 과정이 기억나질 않습니다. 그대가 알고 있는 걸 말씀해주신다면, 지금의 제게 큰 도움이 될 것 같군요.
루실리카:으음, 그런가요? 그거 곤란하네요. 나 역시 기억이 온전한 상태가 아니라서... (한 손으로 제 머리를 짚습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이상하게 기억이 중간중간 비어있어요. 누군가가 우리에게 손을 쓴 걸지도 모르겠네요... 전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만. (당신이 고대의 술식에 걸렸던 때를 떠올립니다. 지금의 당신은 다행히 이기적이었던 그 때와는 다른 것 같아 안심이 되지만... 기억이 흐릿하다는 건 절대 좋은 징조가 아니었으므로,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우선 아는 걸 전부 말해보도록 할까요, 이야기하다보면 무언가 떠오를지도 모르니.)
우선... 우리가 신을 불러낸 건 기억 하나요? 아, 이건 '우리'가 한 게 아니었지만요. 연구원 전체가 동의했으니 우리가 한 일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지성체라면 책임에서 도망칠 수 없으니까요.
라플라스:....아, 그대 또한.....? (눈을 크게 뜬다. 이내 머리를 짚는 모습에 걱정이 담긴 눈으로 그대를 보지만.) .... 이상하군요. 정말, 누군가 손을 쓴 거라면..... 대체, 누가.....? (일전에 자신에게 술식을 건 마도사가 먼저 떠올랐으나, 이렇게 기억 위주로 손을 쓰는 방식은 아니었던 것 같고, 그를 의심하기에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 신을 불러냈었다고요? 아뇨,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분명 제가 주도한 일이겠지요. 하지만, 왜.....? 신을 불러낸 이유도 혹시 기억나십니까?
어떤 이유이든, 저희는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지만요.
루실리카:아뇨, 당신이 주도한 일이 아니에요. (단호한 목소리. 이 이야기에서 이어질 당신의 부담감과 상념을 끊어내려는 듯, 단호하고 냉정한 목소리.) 당신 탓이 아니었어요. 다른 연구원이 주도한 일이었죠. 그 신을 불러낸 건 본래 '프로젝트 에덴의 계획이 아니었으니까요.
자세한 건 나도 몰라요. 그저 동의했을 뿐이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가,) 아마 자료실에 관련 자료가 있을테니 찾아보는게 좋겠어요.
아무튼, 우리가 불러낸 신이 이 재앙의 원인이에요. 결과적으로...신을 다루려했던 우리 연구원들의 오만이 불러낸 일이죠. ...우리가 어리석었어요.
라플라스:(단호한 목소리를 듣고 그 의도를 눈치챈다. 이미 동의했다는 부분에서 자신의 책임을 느꼈지만, 루실리카의 말이 간접적으로, 지금은 자책할 때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느낌이어서.) 그 자가 우리를 어떻게 설득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섣불리 동의한 제 책임도 있습니다만..... 아, 예언했던 것보다 이른 재앙이 닥친 원인은 저희가 신을 불러낸 행위였군요. ....... (다시 한번 느끼는 죄책감이 눈동자에 서리지만, 정신을 차리려 애쓴다.) 우리가 한 일은, 신의 영역을 침범한 거나 마찬가지. ... 신께서는, 저희를 용서하지 못하시겠죠.
그러니,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연구실에 남아있는 자료를 최대한 모아보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발버둥쳐서 신께 용서를 구하는 일.)
루실리카:혼자 땅 파는 소리만 할 거면 두고 가버릴 거에요.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반쯤 진심인 목소리. 당신이 죄책감을 갖지 않길 바라서 한 말이지만... 당신은 결국 책임감에 짓눌릴 것이다. 죄책감에 괴로워하겠지. 그러니까 나는 그 짐을 덜어줄 방법을 찾을 수밖에. 당신과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맞아요, 우리는 신의 영역을 침범했죠. 아마 용서받지 못할 거에요. 그래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어요?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고 해서 그저 손놓고 있는 건 내가 용납할 수 없어요. 뭐, 당신도 마찬가지겠지만.
우선은 이렇게 된 구체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해보도록 할까요? 우리가 불러낸 신이 한 짓이라곤 했지만, 확실하진 않거든요. 이 상황에선 무엇하나 확실한 게 없어서 걱정했는데... (당신의 눈을 마주하곤 웃습니다. 일부러 당신을 신경쓰는 것처럼.)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에요.
라플라스:그러지 않도록 노력할테니, 그대도 저와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자책하고, -루실리카의 표현을 빌리자면- 땅 파는 소리를 늘어놓는다고 이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니란 걸 안다. 하지만, 버릇처럼. 내 삶에 무거운 책임감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은 탓이다.) ... 예, 그 말대로입니다.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의 대상을 안 이상, 더욱 더 가만히 있을 수 없군요. 미안합니다, 제가 그때..... (라고 말하고 잠깐 멈칫한다. 또 이러면 루실리카가 진짜 자신을 두고갈 것 같아서 그만둔다.....) .... 아닙니다. 저도, 그대를 만나서 다행입니다. 저 혼자였다면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선 여기부터 둘러보죠. 모니터가... 작동이 될까요. (한번... 켜본다....)
책상 위에 컴퓨터가 올려져 있습니다.
모니터는 꺼져있으며,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습니다.
본체도 모니터도 켜지지 않습니다.
루실리카:아, 그건 아마 안 켜질 거에요. 이 건물 전체에 전기가 나간 것 같거든요. 비상전력을 구동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으음, 역시 찾아봐야겠어요.
KP:컴퓨터에 관찰력이 가능합니다.
라플라스:...아, 남은 전력이 없습니까. 알겠습니다. 찾아야 할 것이 많군요.... (라고 하지만 미련이 남으니 컴퓨터를 자세히 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라플라스는 컴퓨터에서 나온 전선들이 모두 유리관에 연결되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라플라스:이 컴퓨터의 전선, 모두 유리관에 연결되어있군요. 유리관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이 컴퓨터에 설치해 두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머쓱할것같다. 그렇게 말하면서 유리관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루실리카:(눈을 가늘게 뜨곤 컴퓨터와 유리관을 번갈아보다 유리관쪽으로 다가갑니다.) 그래요, 이들을 깨우려면 전력이 필요하단 거겠죠. (한 손을 유리관 중 하나에 얹습니다.)
유리관 아래에는 모두 각기 다른 이름들이 쓰여져 있습니다.
그 중에는 당신이 아는 이름들도 보입니다.
유리관 안에는 그 이름의 주인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모두 새하얀 실험복을 입고 있습니다.
분명 당신과 같은 연구원일 텐데...
왜 실험복을 입은 채로 여기 잠들어 있는 걸까요?
KP:유리관을 확인한 라플라스, 지능 판정.
라플라스: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러고보니......
라플라스는 '프로젝트 에덴'을 통해 만든 신인류는
모두 연구원의 모습을 본따 만든 안드로이드임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당신과 루실리카의 안드로이드는 여기 없는 것 같습니다.
라플라스:루실리카...? 이 자들이... 왜 여기에... (라고 말하다, 문득 떠오른 기억에, 급하게 말을 잇는다.) 아, 떠올랐습니다..... 신인류는 연구원의 모습을 본따 만들었었죠.
하지만 어째서.... 우리의 안드로이드는 없는 걸까요.
루실리카:떠오른 건가요? (눈을 두어번 깜빡입니다.) 역시, 정보를 접할 수록 기억이 돌아오는 모양이에요. 연구소 안을 좀 더 둘러보는 게 좋겠어요.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생존자가 더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으음... (잠시 고민하는 얼굴)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빈 유리관이 없는 걸 보니 우리의 안드로이드는 다른 곳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라플라스:그렇다면 더욱 이 곳을 둘러봐야겠습니다. 기억을 되찾는 것이 우선이지요. 생존자는....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예상하고 있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첫번째로는 그대가 말한 대로, 우리의 안드로이드는 다른 곳에 있거나. 아니면.... 우리가 안드로이드이거나.
우선, 2층으로 가볼까 하는데... 어떻습니까.
루실리카:...나쁜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가 할 일은 생존자를 찾는 일, 그리고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일. 그게 전부에요. 설마 또 땅파는 소리를 늘어놓으려는 건 아니죠?
우선 당신은 당신 몸 하나부터 잘 간수하는 게 좋겠어요. (눈짓으로 당신이 갖고있는 레이피어를 가리킵니다.) 당신에게 익숙한 무기가 아니라서 걱정되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죠. 레이피어는 휘둘러서 공격하는 게 아니에요. 칼 끝은 항상 상대를 겨누고, 무슨 일이 생긴다면 바로 방어 자세부터 취하세요.
그럼, 앞장설테니 2층으로 가죠. (보란듯이 총을 들어보이곤 먼저 복도로 나갑니다.)
라플라스:(또 땅파는 소리 할 거냐는 말에 아차 함.) 알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우선 생존자와 원인을 찾는 데에 집중하도록 하죠. (그러다가... 들고 있던 레이피어를 본다.) 손에 쥐는 무기 자체가 처음입니다만.... 그대에게 걱정 끼치지 않게, 익숙해지도록 하겠습니다. (끄덕!)
(총 든 모습 봄....)(아 너무 든든하다......) (따라서 복도로 나와, 2층으로 향합니다.)
루실리카:......(마음같아서는 총을 건네주고 싶은데, 그랬다가는 방아쇠를 당기고 반동에 팔이 빠질 것 같다. 평소에 운동 좀 시킬걸, 늘 떠다니는 몸이 근력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냐만...)
복도는 조금 전 과 똑같은 풍경입니다.
당신과 루실리카는 안쪽의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으로 올라오면 1층보다 핏자국이 흥건한 복도가 보입니다.
복도에 시체가 늘어선 건 마찬가지지만, 전부 상태가 온전하지 못합니다.
하반신만 남아있거나, 머리가 없거나, 미라처럼 말라 비틀어진 것도 보입니다.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습니다.
KP: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참상에 산치체크
라플라스: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KP:1d2 굴려주세요~
라플라스:2
라플라스 SAN -2
2층에는 제 5연구실부터 순서대로 연구실이 늘어서 있습니다.
가장 안쪽에 있는 게 제 10연구실인 것 같습니다.
한구석에는 자료실이 있습니다.
라플라스:....(구역질이 날 것 같아 한 손을 입가에 가져다 댄다. 내가 지키려고 했던 것들이 처참하게 널부러져 있는 이 광경을, 보기가 힘들다.) ... 루실리카, 가장 가까운 제 5 연구실부터.. 들어가죠.
루실리카:...그래요. (당신의 한 손목을 붙잡곤 자신 쪽으로 확 끌어당깁니다. 시선을 이 쪽으로 돌리기 위해서. 아무것도 보지 말아요, 우리 죄책감을 갖는 건 나중으로 할까요. 자신의 감정은 무시한 채로 최대한 당신만을 살핍니다. 당신이 무너지면 나까지 무너질 것 같으니까. 그대로 손목을 붙잡곤 제 5연구실로 향합니다.)
제 5연구실 안은 라플라스가 처음 눈을 뜬 곳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책상은 다행히 멀쩡합니다.
하지만 그 위에 연구원 가운을 입은 누군가가 엎어져있습니다.
책상 위에는 피가 잔뜩 튀어 있습니다.
미동도 없는 걸로 보아 아무래도 죽은 것 같습니다.
시체는 파일철 하나를 쥐고 있습니다.
라플라스:....아. (잔혹한 광경은 이곳에도 존재했다. 시선을 피하기엔, 그가 쥐고 있는 파일철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잠시 묵념하듯 고개를 숙인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제야 파일철을 조심스레 빼내어 살핀다.)
루실리카:(따라서 고개를 숙입니다. 무언가 기도를 하듯 얌전히 두 손도 모읍니다. 무엇에게 기도해야 할까요, 모든 엘프의 어머니? 그게 아니면 우리가 영역을 침범한 신? 어찌됐건 명복을 빌어주기로 합니다. 복도에 쓰러진 모든 동료들의 최후까지도.)
담당자 [라플라스 셀케나]라고 쓰여진 서류입니다.
눈에 띄는 문장은 하나 뿐입니다.
[갓 태어난 신인류는 중요한 걸 구분하지 못한다.]
그 외에 특별한 내용은 없습니다.
모두 당신이 알던 간단한 내용 뿐입니다.
신인류를 개발한다는 내용,
신인류는 안드로이드의 형태를 할 거라는 내용...
이제와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라플라스:(저 문장을 읽자마자, 아까 생각해 낸 경우 중 두번째가 다시 생각난다. 하지만 루실리카에게 신경쓰일 내용은 말하고 싶지 않아서, 속으로만 묻고, 고민한다. 그 고민이 겉으로는 멍을 때리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루실리카:(느릿하게 눈을 뜨곤 당신 쪽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시야에 들어오는, 멍한 당신의 모습. 뭘 생각하고 있는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얼굴이 보입니다.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또 나만 모르는 생각을, 또 혼자서만...) ...라플라스. 이만 나갈까요?
라플라스:(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고민은 씻기듯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고민을 너무 오래 했나 보다. 정신 제대로 차려야지.) .... 아..... 예, 그럽시다. 이 곳에 더는 살펴볼 게 없어보이니.
루실리카:다음은 어디로 가볼까요? (먼저 밖으로 성큼성큼 발을 옮기곤 뒤를 돌아보며 묻습니다.) 제 6연구실은...잠겨있어서 들어갈 수 없을 거에요. 쓰지 않아서 창고처럼 버려둔 곳이니 아마 살펴볼 것도 없겠죠. 바로 제 7 연구실로 갈까요?
라플라스:(오랜만에 걸어다니니 적응이 좀 안되고 그럼.....) 아, 제 6연구실로 가려던 참입니다만... 그렇군요. 그럼 바로 제 7 연구실로 가죠.
루실리카:(적응 못 한다는 얼굴 봄...) 업어줄까요?
라플라스:(아니 그걸 또 알아챈 루실리카 봄....) ...예...? 괜찮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루실리카:(한숨 푹) 당신은 좀 걸어다닐 필요가 있겠어요. 툭 치면 다리가 부러질 것 같다구요.
라플라스:제게도 걸을 힘 정도는 있습니다... 툭 치면 부러질 정도는 아니라구요. (이 엘프, 나를 얼마나 종잇장으로 보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제 7 연구실로 향합니다.)
루실리카:(못미덥다는 얼굴로 따라갑니다...)
바깥에 비해 상대적으로 깨끗한 연구실입니다.
피로 물든 발자국은 조금 나 있지만, 적어도 피가 고여있지는 않습니다.
책상이나 실험대도 조금 부서져있을 뿐, 꽤 멀쩡해보입니다.
라플라스:(여기는 덜하구나. 조금 나아진 안색으로 책상을 살핍니다.)
'프로젝트 에덴'이라고 쓰여진 종이가 보입니다.
파일철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작성자: 라플라스 셀케나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본딴 신인류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그들은 한낱 기계가 아닙니다. 그들은 ‘신인류’입니다.
모두 신인류의 필요성을 무시하고 우리를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예언을 받은 우리는 신인류가 필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전인류가 쌓아올린 찬란한 문명을 이어갈 신인류가 필요합니다.
인류 멸망 이후 어떤 세계가 찾아와도 그 곳이 인류에게 낙원이 되기를...
Project: EDEN (맨 아래에는 6일 전의 날짜가 쓰여져 있습니다.)
루실리카:(옆에서 기웃거리며 함께 살펴봅니다.) ...? 이런 보고서를 썼었나요, 당신?
라플라스:.....?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보고서를 쓴 기억은 없는데.....
루실리카:흐음... 이상하군요. 누가 당신을 사칭한 걸까요? 그게 아니면 이것도 단순히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요?
알 수가 없네요... 우선 담당자는 확실히 라플라스 당신이었지만. 내가 모르는 보고서가 있다니.
라플라스:사칭했다기에는... 너무 영락없는 제 말투로군요. 아마 저희가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걸지도 모릅니다. 혹시라도 진짜 제가 쓴게 아니라면... ... (고개를 젓습니다.) 복잡한 생각은 미뤄두죠. (보고서를 내려놓고 실험대를 살핍니다.)
실험대 위에는 포스트잇 하나만이 붙어있습니다.
[중요 담당자를 본딴 신인류는 제 10 연구실에서 관리할 것.]
루실리카:아! (포스트잇을 보곤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박수를 한 번 칩니다.) 그러고보니, 우리의 안드로이드는 제 10연구실에 있어요. 방금 막 떠오른 참이거든요. 그 외에도 고위 관리직은 전부 제 10 연구실에 있을 거에요.
그리고 제 8연구실이랑 제 9연구실도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됐으니... 볼 건 없을 거에요. 바로 제 10 연구실로 가봐도 충분할 것 같네요. 우리의 안드로이드를 보면 무언가 더 떠오를지도 모르니까요.
이제야 기억의 퍼즐이 천천히 맞춰지는 기분이에요. (살풋 웃습니다.)
라플라스:(!) 그랬군요. 역시 저희의 안드로이드는 따로 관리한 모양입니다. (나쁜 쪽으로 생각했던 게 아니어서... 매우 안도함...) 그럼, 고민할 것도 없겠군요. 바로 제 10 연구실로 가보죠. 순조로운 느낌입니다. 그대와 함께해서일까요. (덩달아 웃습니다. 그리고, 제 10 연구실로 향합니다.)
제 10연구실 안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가 느껴집니다.
내부에는 투명한 유리관이 늘어서 있습니다.
중앙에는 컴퓨터가 올려진 책상이 하나 보입니다.
제 2연구실과 똑같은 모습입니다.
라플라스:(차가운 공기에... 불길한 낌새가 느껴지는 건 왜일까. 유리관들을 먼저 살펴봅니다.)
유리관 아래에는 모두 각기 다른 이름들이 쓰여져 있습니다.
그 중에는 당신이 아는 이름들도 보입니다.
유리관 안에는 그 이름의 주인들이 잠들어있습니다.
모두 새하얀 실험복을 입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안쪽에...
루실리카와 당신의 이름이 쓰여진 유리관이 보입니다.
루실리카의 이름이 쓰여진 유리관 안에는
루실리카와 똑같이 생긴 안드로이드가 잠들어있지만,
당신의 이름이 쓰여진 유리관은 열려있습니다.
...
안은 비어있습니다.
라플라스:(비어있는 자신의 유리관에, 놀란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 어째서, 제 유리관만....
루실리카:...... (차분한 얼굴로 빈 유리관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심각한 얼굴, 잔뜩 긴장한 얼굴입니다. 경계 태세를 갖추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디로, 간 걸까요.
전력이 들어오지 않아서 움직일 수 없었을텐데...... (마른 침을 한 번 삼킵니다.) ...찾아야겠죠. 만약 무슨 일이 생겼다면, 그걸 책임지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일테니.
라플라스:... 이상합니다. 전력이 없는데, 어떻게.....? (불길한 생각과 수많은 경우의 수가 떠오르지만.... 아까처럼 긴 고민을 하기보다는 움직이는 게 더 시급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럼, 서둘러야겠군요. 반드시... 찾아내야 합니다. (그 전에 컴퓨터를 살핍니다.)
모니터가 꺼진 컴퓨터입니다.
본체도 모니터도 켜지지 않습니다.
전력이 들어오지 않는 탓인 것 같습니다.
제 2 연구실과 마찬가지로, 컴퓨터에서 나온 수많은 전선들이
유리관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루실리카:...우리가 불러낸 신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잠시 한 손을 턱에 대고 고민합니다.) 자료실로 가보도록 하죠. 거기 정보가 있을 거에요.
...아마도요.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라플라스:... 확신할 수가 없군요. 자료실에 자료가 남아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 할 자료를 찾지 못한다면... 3층으로 가야겠지요. (루실리카의 안드로이드에 시선을 잠시 두었다가, 자료실로 향합니다.)
자료실 내부는 서재같은모습이지만 잔뜩 어질러져 있습니다.
책장이 잔뜩 늘어서있고, 몇 개 엎어져있는 책장도 보입니다.
빠져나온 책들이 어지럽게 흩어져있습니다.
바닥에는 끌린 듯한 핏자국이 나 있고, 그 끝에는 펼쳐진 책이 한 권 떨어져있습니다.
유난히 피에 젖은 책입니다.
라플라스:(그 책을 들어 읽어봅니다. 피에 젖어있어 꺼림칙하지만.)
여러 주문들을 모아둔 책입니다.
모두 낡은 책의 한 부분을 뜯거나 잘라 스크랩해둔 듯한 책입니다.
펼쳐진 페이지에는 [되돌아가는 법]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되돌아가는 법>
시전 시간: 즉시
살아있는 인류(HP 5이상) 한 명의 목숨을 ■■■■■에게 온전히 바쳐 그 힘을 빌려온다.
시전자는 ■■■■■에게 '세계를 뒤집어 달라는 부탁'을 함과 동시에 자신의 이성 1d3을 추가로 바쳐 일주일 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명심할 것, 시간을 되돌려도 나서서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엔 똑같은 미래를 낳을 뿐이다. 인류라면 누구나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외의 페이지는 반 이상이 피에 젖어있어 읽을 수 없습니다.
그나마 멀쩡한 페이지가 한 장 더 있긴 하지만...
<신을 가두는 법>
이 방법을 통해 신을 불러내고 가둘 수 있다. 이후 신의 힘을 이용하는 것은 많은 대가가
(이 뒤는 피로 얼룩져있어 읽을 수 없다.)
루실리카:......13연구실...(무언가 생각난 듯, 갑자기 중얼거립니다.) ...제 13연구실에, 신과 관련된 게 있어요. (어쩐지 당신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얼굴입니다.)
라플라스:(또 멍하니, 주문서의 내용을 읽다가.... 책을 챙깁니다.) 루실리카, 중요한 걸 찾은 것 같아요. 일단 말을 아끼겠습니다. 3층으로 가죠.
루실리카:좋아요. 업히고 싶으면 언제든 이야기 하고요.
라플라스와 루실리카는 3층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문이 닫혀있습니다.
카드 키를 대야하는 잠금장치까지 보입니다.
다행히 잠겨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문에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라플라스:후후, 아직은 괜찮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안내문을 읽고는....) 이 앞에 무엇이 있든 우리는 나아가야만 합니다. 하지만, 조심하세요. 루실리카. (문을 엽니다.)
루실리카:당신이야말로 조심하세요. 나중에 이 일이 전부 해결되고 나면 당신에게 제대로 된 레이피어 사용법을 가르쳐줘야겠어요.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진 않겠지만... 당신은 훈련이 좀 필요해 보이거든요.
3층 복도는 다른 곳보다 스산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계단에서 가장 가까운 문에는 [관리실]이라는 플레이트가 붙어있습니다.
바닥에는 길게 핏자국이 이어져있고,
제 13연구실로 이어져 있습니다.
다른 연구실의 문도 보이지만 전부 노란 테이프로 엑스 자가 쳐져있습니다.
라플라스:정말, 그대 걱정은 못 말리겠군요. 기꺼이 훈련을 받겠습니다. 훈련은, 이 일을 해결하고 난 다음부터에요. 그것보다.... 분위기가 영 좋지 않군요. 바로 제 13연구실로 갈까요, 루실리카. (당신의 손을 힘을 주어 잡는다.)
루실리카:좋아요. (따라서 손을 맞잡습니다. 일부러 당신을 보곤 웃어보입니다.)
제 13연구실의 문이 있을 자리는 텅 비어있습니다.
문이 통째로 너절하게 뜯어진 것 같습니다.
뜯어진 문은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핏자국은 안으로 이어져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갈까요?
라플라스:...잠깐. (뜯겨진 문을 보고, 멈칫합니다. 들어가기 전에 핏자국의 상태를 살핍니다.)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자세히 보니... 핏자국은 밖에서 제 13연구실 안으로 이어진 게 아니라
제 13연구실 안에서 밖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무언가가 제 13연구실에서 밖으로 나간 모양입니다.
루실리카:...(따라서 핏자국을 살핍니다.) 그 신이 밖으로 나간 흔적인 것 같네요. 안은 비어있으려나요. 잘 모르겠지만...
라플라스:그럴 확률이 높지만, 안이 비어있을거라고 확신할 수 없으니...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습니다.
들어갈까요. 아니, 들어가야겠지요.
루실리카:...마주해야죠, 이 모든 일을.
라플라스:(끄덕입니다. 제 13 연구실로 들어섭니다.)
스산한 분위기가 감도는 제 13연구실 안으로 들어가면,
길게 이어진 핏자국의 끝에 도달합니다.
...
그 곳에는 누군가가 쓰러져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아는 얼굴입니다.
목에 걸린 카드키에는 익숙한 이름이 쓰여져 있습니다.
바로 라플라스 셀케나, 당신입니다.
칼에 찔린 자국이 선명합니다.
당신이 손에 들고 있는, 그 레이피어에 찔린 자국이 선명합니다.
곧바로 잡은 손이 뿌리쳐지고
무언가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철컥 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루실리카가 당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습니다.
그 얼굴은 슬픈 것 같기도 하고,
화가난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라플라스:.... 루실리카....?
루실리카:...날 기만한 건가요?
진짜 라플라스가 아니면서, 잘도 진짜인 척 나와 함께한 건가요?
나는, 나는...! 나는 당신이 진짜일 거라고 믿었는데...!!
당신은 여기 있는데, 왜 또다른 당신이 저기 쓰러져 있는 걸까요?
왜 루실리카는 당신에게 진짜가 아니라고 하는 걸까요?
저 쪽이 안드로이드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KP:혼란스러운 라플라스, 강제 현실 인지 판정입니다. 정신력 굴려주세요!
라플라스: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그간 했던 모든 일을 떠올립니다.
당신이 라플라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일 뿐이라는 것,
당신이 신을 마주하곤 광기에 휩싸여 이 곳의 모두를 죽였다는 것.
당신이 이 곳의 모두를 죽여 제물로 바친 탓에 그 신을 풀어주었고,
당신 때문에 재앙이 닥쳤다는 것 까지...
당신은 재앙이자 신인류입니다.
재앙 이후, 최초의 인류입니다.
그리고 그 직후, 날카로운 총성이 울려퍼집니다.
루실리카:
rolling 1d3 데미지
(
2
)
=
2
루실리카의 총알이 당신의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는 루실리카가 당신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라플라스 HP -2
라플라스:....아, 아.....!! (스치고 지나간 정도라 심한 부상이 아님에도, 주저앉는다.) 내가 재앙이었어요. 제가, 제가 모든 인류를.... 멸망으로 몰아넣었던 겁니다. .... (나는 싸울 수 없어요. 아니, 이미 수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으면서, 싸울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야, 이제야 모든 게 기억나요. ...
감히 말해보지만, 기억을 잃었다는 말도. 그대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말도, .... 진심이었습니다. ... 이제 와서 이런 말이 그대에게 좋게 들릴 리 없겠지만. (얼굴을 감싸고, 감당할 수 없는 양의 죄책감에 몸을 떱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재앙 이후의 신인류,
최초의 인류인 당신이 이곳에 있습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재앙 이전의 인류,
최후의 인류인 루실리카가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루실리카:...당신은 신인류에요. 완벽하고 완전한 존재죠. 라플라스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요.
(여전히 총을 겨눈 채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얼굴에는 여전히 분노가 서려있습니다. 어쩌면 죄책감일지도 모릅니다. 나는 당신과 짐을 나눠 안고 싶었건만, 당신은 이제 여기에 없습니다. 여기에는 이제 당신의 유품과도 같은 실험 결과물만이 남아있습니다. 나는...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나는 불완전하니까요. 모든걸 결정할 수 있는 건 완전한 인류인......)
라플라스:(차라리, 차라리 나를 죽여달라고. 목숨으로 갚겠다고 말할 뻔 했지만, 단순히 목숨을 내놓는 것으로 이 모든걸 책임질 수 없음을 안다. 얼굴을 감싸고, 미안하다는 말만을 반복한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르는 주문서의 내용. 내가 나다운 방법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길.) ..... 물론이죠. 책임지겠습니다. 제 모든 생애를 바쳐서라도, 반드시.... 제가 한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지겠습니다. 그대의 라플라스를 욕보이게 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저를 평생 용서하지 못할 겁니다.... 예, 저는 그런 사람이니까요. 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래야 하니까요.
........
저는 세계를 뒤집으려 합니다. ..... 감히, 부탁드려봅니다.
루실리카, 도와주시겠습니까?
그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주문서의 내용을, 당신에게 보여주며 말합니다.)
루실리카:...... (말없이 주문서를 바라봅니다. 무거운 정적이 감돌고, 한참 뒤에야 입을 엽니다.) 나를, 죽이겠다는 이야기군요.
라플라스의 목숨까지 빼앗고, 나까지도 죽이려하는 군요. 최후의 인류를 전부 당신 손으로 끝낼 생각인가요?
......세계를 뒤집으면, 당신은 사라질 거에요. 내가 당신이 완성되지 못하도록 막을 거니까요.
......이게 당신이 책임을 지는 방법인가요?
라플라스:... 세계를 뒤집을 유일한, 방법입니다. 마음만 같아선 기꺼이 제 목숨으로 갚고 싶지만, 신인류로는 할 수 없는 주문이니까요. 예, 제가 완성되지 못한다면 재앙 또한 일어나지 않겠지요. .... 제가 책임을 지는 방법은, '제' 존재 자체를 바쳐 재앙을 막는 것입니다. (말을 이어갈수록 목소리가 떨리고, 젖어든다. 숨이 막힐듯한, 기분이, 든다.)
루실리카:...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립니다.) 당신은 라플라스가 만든 완전한 인류, 그러니 당신의 선택이 틀릴 리 없으니까요.
(들고 있던 총을 바닥에 떨어뜨리곤, 두 팔을 벌립니다. 죽음을 앞둔 채로 침착한 표정을 짓습니다. 더이상 배신감도 무엇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내 숨이 끊어질 테지만, 결과적으로 죽는 건 당신일테니까. 죽게 될 당신을 앞에 두고 슬픈 표정을 짓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요. 당신도 라플라스인데, 라플라스의 얼굴을 했는데.... 슬픈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지는 않아서.)
...날 죽여요, 라플라스. 그리고 세계를 뒤집어주세요.
나는 당신이 이 세계를 책임질 거라 믿어요.
라플라스:(나를 만든 라플라스에게도, 나를 믿어주는 루실리카에게도 그저 미안한 마음 뿐이다.) ....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과분한 믿음입니다. 책임져야 할 일을 만든 제가, 완벽한 인류일 리 없는데. ...... 그럼에도, 책임져 보이겠습니다. (두 팔을 벌리는 그대를, 처음처럼 끌어안는다. 다만 처음과 다른 건, 직후 루실리카의 등에 레이피어가 꽂혔다는 것이다. 찌르기 직전, 눈물을 흘린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이제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고, 그대를 만날 기회는 어디에도 없겠지. 그래도 감히, 속으로 말해본다. 그대를 만나 행복했다고. 감히 행복을 느꼈었다고.) 루실리카, 반드시 책임지겠습니다. (울음에 잔뜩 젖은 목소리가, 연구실에 낮게 울린다.)
(당신을 끌어안은 채 한참을 울다가, 레이피어를 뽑아내고, 당신을 바르게 눕힌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손을 가지런히 모아 기도한다. 주문을 읊고, 신에게 부탁한다.) 신이시어, 감히 간청드리오니, 부디. 세계를 뒤집어 주십시오. 제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