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80년도의 아틀란티스, 그 화려한 영광을 모두 져버리고 망해버린 바닷속 대륙입니다.
이 아름답고 작은 대륙은 3개월 전 이유 모를 식인 저주가 퍼진 이후로 멸망해버렸습니다.
시작이 어딘지 모를 식인 저주는 말 그대로 사람을 먹게 되는 저주입니다.
이 저주에 걸리면 인간을 먹을 수 밖에 없어요.
그야 먹고 싶으니까요.
그의 피와 살, 장기까지 전부 입에 넣고 싶어지는걸요.
(그렇다고 해서 좀비처럼 의식을 잃는건 아닙니다. 그냥 사람을 먹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것 뿐이지요. 단순하죠!)
그렇기에 식인 저주에 걸린 사람들은 몇명씩 뭉쳐다니며 사람을 납치하고 죽여가며 입지를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조직 폭력배 처럼요. 원래 폭력적이고 논리가 통하지 않는 이들이 가장 위협적인 법이에요.
그리고 식인 저주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이 조직원들을 몰아내기 위해 숨어다니며 연구중입니다.
그들의 위치를 무전기로 보내며 민간인을 보호하죠.
식인 저주에 걸린 사람은 저주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알아볼 수 있지만 (맛있어보이니까요.),
하지만 식인 저주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저주에 걸린 사람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제시 맥크리는 이 세계에서 식인 저주에 걸리지 않은 채로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가브리엘 레예스는 식인 저주가 퍼진 이후 당신과 연락이 끊긴 당신의 지인입니다.
+
아이리아:연락이 끊긴지는
얼마나 됐을까요..?
블랙워치에서도 아예 얼굴을 안비춘건가요
아니면...... 그냥 나만 쌩깠냐 대장
정님 (GM):아 개웃겨
그냥 식인 저주가 퍼진 이후로
블랙워치도 오버워치도 해체됐고
레예스랑도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는
설정으로 합시다ㅠ
블랙워치 시점으로 베네치아 사건은 없던 일, 옵치 세계관+아틀란티스 세계관을 섞어 진행했습니다.
식인 저주가 퍼진 이후로 오버워치도 블랙워치도 해체됐습니다.
아틀란티스 아포칼립스
맥크리는 누군가 입가에 물을 뚝뚝 떨어뜨려주자 그제서야 눈을 뜹니다.
물이 차갑지만 목은 말랐던 당신은 잘 받아먹습니다. 눈앞이 흐려 제게 물을 주는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목이 탔으니까요.
한참 후에 시야가 밝아지니 그곳에는 다름 아닌 레예스가 있습니다
레예스는 당신의 입에 물을 떨어뜨려 주다 몸을 다시 일으킵니다.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할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동안 레예스는 입을 엽니다.
가브리엘 레예스:내일 널 먹겠다는군.
제시 맥크리:.....? (생각지도 못한 말에 당신을 바라보곤 눈을 두어번 깜빡입니다. 방금 눈을 뜬 탓인지 아직 생각 정리도, 상황 파악도 안 된 것 같습니다. 뒤이어 어이없다는 표정이 됩니다.) ...아니, 잠깐만. 대장. 그 전에 할 말 있지 않습니까? 우리 오랜만에 보는 거잖아요?
가브리엘 레예스:(제 볼을 긁적거린다.) 오랜만에 보는거긴 하지. 하지만 넌 이제 고작 3개월 지났다고 훅 커버리는 어린애도 아니잖냐. (안 그래? 한번 묻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오랜만이군. 이 말을 기대했나?
제시 맥크리:(연락이 끊긴 후로 죽은 줄만 알았는데, 물론 다른 최악의 상황도 생각하긴 했지만 그건 지금 상황에서 떠올리지 않기로 하고. 저 뻔뻔한 얼굴을 향해 헛웃음을 한 번 뱉습니다.) 난 대장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몰랐다고요. 이렇게 멀쩡한 얼굴로 잘 지내는 줄 알았으면 걱정이라도 하지 말 걸 그랬네.
가브리엘 레예스:(무상하게 헛웃음을 내뱉는 당신을 바라봤다. 그의 시선은 그저 당신을 볼 뿐이었다. 일렁임 한번 없이.) 난 식인 저주에 걸린 사람이다. 식인 저주에 걸리지 않은 너와 다르게 잘 지낼 수 밖에 없는 조건 이었거든. 걱정할 필요 없었어, 제시.
제시 맥크리:...... (별로 듣고 싶지 않았던, 상상했던 최악의 상황이 들려옵니다. 차라리 그냥 죽어버리지. 당신같은 인간이 뭘 나약하게 저주 따위에 걸려서는... 별다른 기분은 들지 않습니다. 그저 지금은 헛웃음만이 비집고 나올 뿐입니다. 제 표정은 스스로의 생각만큼 여유로워 보이지 않겠지만.) 그래서, 어디서 뭘 하고 지내나 했더니. 사람 잡아 먹겠다고 갱단이나 다름 없는 짓 하고 다녔다는 거군요. 드디어 얼굴이랑 어울리는 일을 찾았나봅니다, 대장? (목소리에는 한껏 비웃음이 서려있었다.)
가브리엘 레예스:살아남아야하니 어쩔 수 없지. 얼굴과 썩 어울리나? (입가에 웃음이 배어나왔다. 험악한 인상이었지만 웃을때만큼은 훤한 인상이었다. 당신의 여유롭지 않은 표정을 바라본다.) 우리 쪽도 식량이 다 떨어졌어. 네가 거기 우연히 쓰러져 있던걸 탓해, 제시. 내가 그렇게 가르치진 않았을텐데.
제시 맥크리:어울리다 못해 아주 천직이십니다. (어깨를 한 번 으쓱) 예, 예. 대장한테 배운 걸 잊었을 리가 없죠. 이제 3개월 지났다고 대장이 가르쳐준 걸 훅 잊어버릴 정도로 어린애도 아니잖아요. 그중에 가장 인상깊은 건 그거였는데, 이제 깡패같은 짓 좀 하고다니지 말라고. (낮게 큭큭 웃습니다.) 그래서 좀 착하게 살아봐야지~ 싶었는데, 여긴 생긴 거랑 똑같은 짓 하고 계셨네. 옛 부하 보기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가브리엘 레예스:내가 너한테 가장 먼저 알려준게 몇개 있었지. 첫번째가 생존이었어. 기억하나? 죽으면 아무 의미 없으니 그 잘난 목숨 잘 간수하라고 했지. 죽으면 끝이야, 내가 무언가 할 수도 없이 끝. 나라고 죽고 싶은 줄 아나? (그의 무표정한 시선이 당신에게 닿는다. 단단하고 새까만 시선이었다.) 난 살기 위해 내가 발버둥 치는게 부끄럽지 않아. 갱단과 손을 잡는다 해도.
제시 맥크리:워, 그건 좀 의외인데요. 나같으면 쪽팔려서 머리에 총알 박고 죽었을 것 같거든. 나처럼 처음부터 밑바닥 인생 살았으면 또 모를까, 대장은 나름 착실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 이건 너무 과대평가였나? (습관적으로 건 홀더 쪽으로 손을 뻗었다가 총이 없는걸 확인하곤) 내가 당신을 너무 좋게 보고 있었다는게 쪽팔려 죽겠네. 내 머리에 총알 박고 자살이라도 하고 싶으니까 총 좀 빌려줘봐요.
가브리엘 레예스:그럼 내가 널 데리고 도망이라도 쳐주길 바라나? 내가 이 조직을 배신하고 도망치면 며칠안에 잡힐거라 예상하는거지? 난 하루라고 생각해. 네가 도망치나 도망치지 않나 잡아 먹히는 시간은 비슷하군.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 총알이 들어있지 않은 총을 던져주었다. 레예스의 총이었다.) 자살은 하지 말고 불안하면 들고 있든지 해.
제시 맥크리:(선뜻 총을 던져주는 걸 보니 총알이 없는게 뻔했다. 그게 아니면 어디 한군데 고장난 총이라던지. 총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습니다. 당신 말을 무시하듯 대놓고 하품을 한 번 하곤 자세를 고쳐 좀 더 편하게 앉습니다.) 그래서요, 결론이 뭡니까. 내일 날 잡아먹겠다고 통보나 하러 왔습니까? 생각보다 말단 같은 일 하고 있네요, 대장. (빠져나갈 방법이 있나, 혹시나 해서 여분 총알을 챙겨두던 허리춤도 뒤져봤지만 역시 아무것도 없다. 죽는게 무섭지 않냐고 한다면.....그야 당연히 죽기는 싫은데. 적어도 불안한 기색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적어도 당신한테는.)
가브리엘 레예스:(당신이 총을 어디에 두는지, 예비 총알을 어디에 두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당신에게서 전부 빼내는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당신이 허리춤을 뒤지는 모습을 보다 고개를 돌리고 나간다.) ...그래. 통보하러 왔지. 너랑 내가 아는 사이 같으니까 사람들이 인사라도 할 겸 내게 그 일을 시켰거든. 왜, 내 얼굴로 그런 말 들으면 기분이 별론가? 모르는 사람보단 낫다고 생각하는데.
제시 맥크리:왜 굳이 살려두고 이런 얘길 해주나 해서요. 죽이면 조용해지고 편하잖아요. 대장이 나한테 정 같은게 들어서 인사하러 왔을 리는 없고. (그렇게 말하면서 뒤늦게 제 표정을 점검합니다. 여유로운 미소. ...아니라고 부정해줘요, 차라리 내가 보고싶어서 온 거라고 해.) 식인 저주라고 했죠, 내가 맛있어보입니까? 그럼 내가 여기서 당장 혀 깨물고 뒤지면 입맛이 뚝 떨어지나?
가브리엘 레예스:아무것도 모르고 죽으면 억울하니까. 그뿐이야. (그뿐이었을까? 당신을 어릴적부터 봐오면서 그 정도의 감정밖에 들지 않았을까? 레예스는 말하지 않았고 당신은 알 수 없었을것이다.) 헛짓거리 할 생각하지마, 제시 맥크리. 첫번째가 생존이다. 내가 키운 부하가 위기 상황에 생존할 생각도 없다 생각하니 암담하군.
제시 맥크리:(표정 관리를 해야한다고 느낄 새도 없이 미간이 구겨집니다. 그냥 그게 전부야? 그게 다야? 이상한 저주에 걸려서 깡패짓 하고 있었고, 오랜만에 만났지만 내일 잡아먹을 거니까 얌전히 살아있으라고. 그럼 내가 가만히 말 들어야 해? 당신은 이 상황에서도 명령조다. 내 상사도 아니면서.) .....가지 마요, 나 두고 가면 죽어버릴 거야.
가브리엘 레예스:왜? 널 두고 가면 안될 이유를 설명해봐.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감정에 호소하지 마, 제시. (그는 일어나려다 다시 앉았다. 여전히 무표정하게 당신을 쳐다본다.) 그리고 정을 뗄 적이라면 바로 떼는게 훨씬 효율적이다. 이것도 알아두도록.
제시 맥크리:(...일단 붙잡는데는 성공했다. 생각해라, 제시 맥크리. 그럴싸한 말을 지어내야 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그제야 뒤늦게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스며들었다.) ...내가 여기서 죽을 날을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 사람이라고 생각한 겁니까? 날 너무 모르시네.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나에 대해서 알고 싶긴 했어요? (거기까지 말하고 나니 무언가 울컥하는 감정이 느껴집니다. 얼굴이라도 숨기려는 듯 모자를 푹 눌러씁니다.) ...내가 대장을 얼마나 찾아다녔는데요. 설마 이딴 짓이나 하고 살아있을 줄은 몰라서 시체만 세달을 뒤지고 살았다고요. 알긴 해요?
가브리엘 레예스:난 너를 알아, 제시. 너를 아주 잘알지. 네가 날 찾았을것도, 그 저주가 퍼지고 얼마나 끔찍한 나날을 견뎠을지도, 서러웠을것도... 그래, 알아. (철창너머로 손을 뻗어 당신의 턱을 부드럽게 들어올린다. 흉터가 많은 손이었지만 온기만은 따뜻했다.) 하지만 넌 나를 몰라. 넌 내가 어른이라지만 난 안그래보여. 제시. ...됐다. 별 말을 다 하게 되는군. (다시 일어나 머리를 긁적이다 뒤를 돈다.) 붙잡지 마라. 더 이상 시체 뒤질 일도 없을테니까.
제시 맥크리:(당신의 얼굴을 마주하자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태연한 척을 할 여유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눈물이 나올 뻔한 걸 필사적으로 참아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알면서 내버려뒀던 거냐고. 당신 안위가 중요해서 나는 신경도 안 쓰고 살았던 거냐고. 그렇게 묻고 싶지만, 대답을 듣기도 전에 눈물이 날 것 같아 그대로 삼킵니다. 울고 싶지는 않으니까. 어린애가 아니니까.... 그저 말없이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마음이 심란합니다.
맥크리는 작은 유리창 너머에서 넘실거리는 푸른 빛을 받으며 갑작스럽게 밀려온 졸음에 잠에 빠져듭니다.
이상하다, 왜 이리 졸리지. 이상하네요. 아까도 기절해있다 일어났는데…
당신은 덜컹거리는 흔들림과 함께 눈을 뜹니다. 어, 왜 흔들리고 있지? 생각한 순간 당신의 귓가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제시 맥크리:(잠에서 깬 걸 들키지 않게 가만히 숨을 죽이곤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마차는 대충 보기에 좁고 흙냄새가 납니다. 당신은 잘 묶인 채 마차 뒤에서 짐짝처럼 이동되고 있습니다.
제시 맥크리:(손을 몇 번 움직여보려다 잘 묶여있는 걸 깨닫곤 빠르게 포기합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게 없는 것 같으니 말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존재감을 어필하려는 듯 큼큼, 작게 헛기침을 하곤) 이봐, 드라이브 치곤 좀 격한데. 이런 건 내 취향이 아니거든.
“뭐야, 깨어있네? 수면제 좀 독한걸로 탈걸 그랬다."
"너가 양 조절을 못하잖아."
두 사람은 아웅다웅 대다 당신에게 대답합니다.
"우리의 신을 만나러 가고 있어."
"그러니까 취향 아니더라도 얌전하게 있으라고."
제시 맥크리:(신....?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신흥 사이비 종교 같은 건가? 종교에 미친 사람이 그렇게 무섭다더니, 어쩌면 대장도 이상한 데에 홀려서 그렇게 된 걸지도 모른다고. 일단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합니다...) 듣자하니까 그, 의식인지 뭔지도 하는 모양인데. 뭔 이상한 의식을 치르면 댁들이 말하는 신을 만날 수 있는 건가?
"아마도?"
"사실 우리도 이것저것 시도중이지만 교주님 말고는 아무도 몰라서."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제시 맥크리:(교주도 있다는 건가...같은 사람을 잡아먹는 야만적인 놈들 주제에.) 거, 그럼 그 잘난 교주 얼굴 좀 볼 수 없나? 어차피 날 잡아먹으려고 데려온 걸텐데, 죽기 전에 윗대가리 얼굴이나 좀 보자고.
그들은 웃음을 터트립니다.
"너같은 놈이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야. 아, 도착했다."
마차가 멈춰 선 곳은 어느 새파란 들판입니다.
하지만 새파란 들판의 정경이 묻힐 정도의 인원이 한가운데 돌같은 것을 두고 그 주위를 에워싸 절을 하고 있습니다.
하얀 순백의 옷을 입은 사람이 한두명이 아닙니다. 수백, 수천명의 사람이… ...어떤 광기를 느낀 맥크리, 산치체크.
붉은 피가 하염없이 쏟아집니다. 당신은 아연실색한 얼굴로 피를 바라봅니다. 끔찍하게 아픕니다.
HP -1
그런 당신을 신경도 쓰지 않고 그들은 큰 소리로 다 함께 외칩니다.
“위대하신 사이에가여! 우리의 부름에 답하소서!”
한번 더 반복됩니다. 한번 더, 한번 더, 한번 더… ...계속해서 그 외침은 반복되다 누군가의 등장으로 갑자기 뚝 끊깁니다.
가브리엘 레예스:... ...이게 무슨 짓이지?
갈색 말을 타고 온 레예스입니다.
당신은 그의 얼굴을 보고 묘한 안도감을 느낍니다. 그래, 적어도 정상적인 상식이 있던 그라면 이 멍청한 짓을 모두 끝내주겠지.
예상대로 사람들은 묶인 제게 절 하던걸 멈춥니다.
거기다 사람들의 반응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모두 레예스를 보고 어쩐지 두려운 눈길로 뒷걸음질 칩니다.
. 맥크리를 제 말 앞에 태운 레예스는 다신 이런 헛짓거리 하지 말란 말과 함께 떠납니다.
말이 다그닥거리며 달립니다.
이게 다 무슨 일일까요. 그저 어안이 벙벙합니다.
제시 맥크리:(전..아직 묶여있나요..?)
(좀 풀어주고 옮겨 대장)
안 풀어줬어요
묶인 상태임
제시 맥크리:(망할 가브리엘 레예스)
(얼빠진 얼굴로 한참이나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도착해서, 자신을 데리고 말에 태우고, 어딘가로 달리는 지금까지도. 언뜻 보면 멍청해 보일지도 모르는 놀란 얼굴입니다.) ...아니, 이건 또 뭐하는 짓거립니까? 사랑의 도피를 하고 싶다고는 말 안 했는데요.
가브리엘 레예스:헛소리 마라, 제시. 그냥 의미 없는 일로 사람이 다치는건 원하지 않았을 뿐이야. (다그닥... 다그닥... 말을 더 빨리 몹니다. 자연스럽게 밀착된 몸이 꼭 당신이 어릴적에 안고 다니던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지금 또 가두러 가는 중이니까 괜한 생각도 하지 마.
제시 맥크리:나 다쳤는데요, 내버려두면 아파서 죽을 걸요. (그제야 뻔뻔한 얼굴이 되어선 눈짓으로 제 손을 가리킵니다. 총 맞는 건 익숙하다 쳐도, 칼이 쑤셔박히는 느낌은 아직 생경합니다. 아파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엄살 좀 피운다고 맞지도 않을 거고. 블랙워치 때는 가끔 그랬지만, 이젠 그 때로 돌아갈 수 없을테니까. 지금처럼 가까이 딱 붙어서 당신이 무언가를 알려주는 일도 없을 테고, 투덜거리다 몇 대 맞는 일도 없을테고.... 답지않게 추억 회상이라도 하는 제 모습에 헛웃음 짓습니다.)
가브리엘 레예스:돌아가면 치료 해주도록 하지. ...그리고 응급처지 법 정도는 스스로 숙지 해뒀을텐데. 묶인 채로 못하나? (그 나름의 농담이었다. 그는 당신의 뒤에서 말을 몰아갔다.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을 당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다 묘한 향수에 잠긴다.) ...? 왜 헛웃음이야?
제시 맥크리:치료는 무슨... 됐습니다, 농담이라고요. 이렇게 유머 감각 하나 없어서야. (물론 뒤이어 들린 당신의 말도 농담이었겠지만, 당신을 비꼬는 걸로 충분했기에 어깨를 한 번 으쓱하는 걸로 끝냈다.) 웃겨서요. 어제는 찬바람이 아주 쌩쌩 불더니만, 왜 오늘은 이렇게 친절해요. 나 보고 싶어서 온 거 맞죠? 이거 봐, 대장은 나 없으면 안된다니까. (아, 어제가 맞긴 한가? 자다 깨다 했더니 시간 감각이 이상해져서.... 아무튼.)
가브리엘 레예스:지금도 나름 찬바람 불고 있지 않나? 붙어있다고해서 착각하는거라면 네가 아직 어리단 증거겠지. 그러니까, 의미없는 일로 사람이 다치는건... (한숨.) 그래. 그만두자. 그리고 지금은 겨우 아침에서 점심됐다. 하루 지난게 아니라. (아지트 옆 마구간에 도착하자 먼저 내려 당신에게 잡고 내리라는듯 손을 건넨다.)
제시 맥크리:친절한거죠. 치료해주겠다는 말도 하고. 뭐, 농담이었다면 내가 어린게 아니라 대장의 농담 센스가 구리다는 증거인거고요. (멀뚱멀뚱 당신 손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안 가고 여기서 혀 깨물고 죽겠다면서 난동 피우면 죽도록 패서 끌고 갈 겁니까?
가브리엘 레예스:치료는 해줘야지. 내일 죽는데 가뜩이나 손도 아프면 서러울테니까. (당신의 말에 웃음을 터트린다.) 잘 알고 있네. 내가 부하 교육은 잘 시킨 모양이군.
제시 맥크리:걷기 싫으니까 그냥 패서 끌고 가줘요. 누구때문에 아주 피곤해 죽겠거든. (능청스럽게 웃습니다. 물론 말은 그렇게 해도 얌전히 당신 손을 잡고 내려옵니다... 손에 구멍 난 걸로도 이미 충분히 아프니까...) 그보다, 아까 그 사람들이랑은 아는 사이입니까? 뭐 이상한 광신도들 같던데. 자기들 교주니 신이니...뭐 그런 얘기나 하고.
가브리엘 레예스:죽기 전날이니 안아 올려 가주는 서비스 정도는 해주지. (당신의 손을 잡아 내려주자 손에 피가 묻었다. 피를 물끄럽히 보다 당신을 다시 끌고 아지트로 들어갔다.) 신경쓸 필요 없어. 식인 저주에 걸린 사람들이 하는 행동일 뿐이니까.
제시 맥크리:예, 예...거 참 고맙네요. 서비스에 눈물이 다 날 것 같습니다... (친절한 거 맞잖아... 문득 정을 떼야 할 적이라면 바로 떼는게 효율적이라는 당신 말이 떠오릅니다. 그대로 돌려주고 싶네. 괜히 잘해주지 말라는 말도 덧붙여서. 그러다 뭔가 당신의 뒷 말에 이상함을 깨닫습니다.) ...? 대장도 그 저주에 걸렸잖아요? 근데 왜 대장은 저렇게 미친 신도 같은 짓 안해요?
가브리엘 레예스:그래. 난 매너가 좋은 사람이니까 더 고마워하도록. (그저 철창을 열어 당신을 밀어넣고 다시 잠궜다.) 저게 헛짓거리란걸 알고 있으니까. ...나도 정확히는 몰라. 일단 저 방법은 아니겠지. (시선을 피했다.)
제시 맥크리:(별다른 저항 없이 얌전히 철창 안으로 밀려 들어갑니다. 계속 처박아 둘 거면 베개라도 하나 달라고 하고 싶은데. 그랬다간 진짜 어린애냐고 핀잔만 30분을 들을 것 같으니 얌전히 있기로 합니다... 시선을 피하는 당신의 눈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정확히 모르는 것치곤.....그 사람들은 대장을 아는 것 같던데요. 무서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 역시 생긴 것 때문에 그런가? 대장 얼굴이 좀, 예. 그렇잖아요.
가브리엘 레예스:그 사람들이 날 알긴 하지. 나도 식인 저주에 걸렸으니까. ... ...(흐린 눈...) 그래. 사실 생긴 것 때문에 다들 무서워하고 있지... 험악하게 생겼으니까 적당히 얼굴도 써먹고 있어. 대답이 됐나? (시선을 따라오는 당신의 시선을 못본척 했다.)
제시 맥크리:예, 충분히 대답이 됐네요. 하긴 대장 얼굴을 보면 누구라도 무서워서 피하겠죠~ (상큼하게 웃어보입니다! 하하, 소리까지 내며 가증스럽게 웃었다가 곧바로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습니다.) ...라고 해야하는 겁니까? 날 애새끼도 아니고 아주 멍청이로 보고 있나 본데요. 아는 거 있으면 뭐 말이라도 좀 해줘요. 아무것도 모르고 죽으면 서럽잖아요. 죽어서 대장 쫓아다닐 지도 모른다고요.
가브리엘 레예스:멍청한 거 맞잖아. (철창사이로 손을 집어 넣어 당신의 손에 소독약을 부웠다.) 아는거? 식인 저주 걸린 사람이 죄다 이상한 의식을 하는것, 저주를 풀려고 하는거, 뭐... 그런것 밖에 없어. (시선을 그저 소독약에 고정했다.)
제시 맥크리:그러니까 대장은 왜 그 의식에 참여 안 하는, 아, 잠깐만, 잠깐만..! 따갑다고요! 말 좀 하고 해요!! (평소 같았으면 손 몇 번 탁탁 털고 넘겼을 텐데, 당신 앞이라 그런지 오만 투정이 다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모르게 인상도 찌푸려졌고.) 대장도 식인 저주에 걸렸다면서요. 죄다 이상한 의식을 하고 있으면, 대장도 저기서 절 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가브리엘 레예스:어리광 부리지 마. (표정을 찌푸리며 소독약 뚜껑을 다시 대충 닫았다.) 난 저게 된다고 안 믿어. 애초에 소환 의식... 뭐, 그런게 저렇게 쉽게 될 것 같으면 이미 식인 저주는 없어졌어야겠지. (손에 약을 잔뜩 짜 당신의 손바닥에 텁텁텁 발라버립니다.)
제시 맥크리:아, 진짜 아프다고요...! 상냥하게 좀 해 줘요. 나 내일 죽는다면서요. 나쁜 기억만 잔뜩 갖고 죽게 생겼네... (눈을 가늘게 뜨곤 당신을 쏘아봅니다) 그럼 저 사람들은 뭔....이상한 의식으로 신을 불러서, 저주를 풀려고 한다는 거죠? 대장은 다 포기하고 그냥 사람 잡아먹고 살겠다는 거고? 이야, 내가 좋은 부하는 못 돼도 좋은 스테이크는 되겠네요. (명백하게 비꼬는 의도의 말이었다.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당신이 직접 찾아와줬다는게 좀 기쁜 탓도 있고.)
가브리엘 레예스:그래. 추리 잘하는 좋은 스테이크가 되겠군. 네가 생각하는대로일거다. (당신의 반응에 아랑곳 않고 손에 붕대를 칭칭칭 감아주었다. 레예스 특유의 묶는 방법으로 붕대를 묶어주고 잘묶인걸 확인하자 일어났다.) 그럼 푹 쉬어라. 피도 많이 흘렸을테니까.
제시 맥크리:(제 손을 한 번 내려다봅니다. 너무나 익숙한 모습으로 붕대가 제 손에 감겨있는걸 보니 괜시리 착잡해집니다. 그리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그 눈은 조금 슬픈 것 같기도 하고, 외로운 것 같기도 하고. 적어도 증오는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내가 붙잡아도 그냥 갈거죠?
가브리엘 레예스:(당신의 눈을 바라본다. 그 외로운 눈동자는 당신이 어릴때와 어찌나 똑같은지, 계속 보고 있으면 그마저 쓸쓸해질 것 같았다. 물을 계속 보고 있으면 그대로 빠지고 싶어지는것 처럼. 난 네게 빠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당신을 내려다 본다.) 응. 그냥 갈거야.
제시 맥크리:...그럼 대장, 내가 좋아한다고 해도 그냥 갈 거에요? (한 번의 깜빡임 없이 그저 당신을 바라봅니다. 농담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무거운 목소리였고, 진심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갑작스럽지만... 스스로도 무슨 생각으로 이 말을 꺼냈는지 모를 정도로.)
가브리엘 레예스:(당신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검은 눈으로 당신을 내려다보다, 치료한 손과 성한 손 양쪽 손목에 수갑을 채워 철창을 열어주었다.) 나와.
제시 맥크리:...싫어요. (수갑을 채우는 순간에도 여전히 눈은 당신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철창이 열린 지금도.) 대답 먼저 해요. 내가 좋아한다고 하면 안 갈 거에요? ....나 혼자 두지 마요. (보고싶었다고요, 그 말은 입 밖에 내지 않고 그대로 삼킵니다. 울컥하려는 걸 또 참으려는 듯 제 주먹을 꽉 쥡니다. 붕대를 비집고 다시금 피가 배어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대장도 나 좋아한다고 하면 그냥 여기 얌전히 있을게요. 혼자서요.
가브리엘 레예스:(철창이 열린 지금 당신은 스스로 갇혀있다. 당신을 가두고 있던건 어린 시절의 당신일까, 아니면 당신이 어렸을때의 자신일까. 제 마음속의 누군가 죽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66번 국도에서 제시 맥크리를 처음 주웠을때의 기분이었을 것이다.) 왜? (그는 당신에게 묻는다.) 왜 그런 도박을 하지?
제시 맥크리:...도박하는 거 아니에요. 고백하는 거라고요. (열린 철창 너머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면, 내가 죽는 날 하나 내 마음대로 못 정하는 가벼운 인생이면, 좋아한다는 말 정도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되잖아.) ....됐어요, 싫으면 말던지. 내가 언제까지고 어리광이나 부리는 애새끼도 아니고... 내일 잡아먹던지 말던지 하십쇼. 여기 그냥 죽은 듯이 있을 테니까. 그거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가브리엘 레예스:(당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당신은 곧 죽겠지. 그래, 곧 죽겠지... 그 생각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슬퍼졌다.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당신이 곧 죽는데. 레예스는 잠시 생각해보다 철창을 닫지 않고 여전히 열어둔 채로 당신을 일으켰다.) 일어나, 제시. 첫번째가 생존이다. 네 놈의 사사로운 감정놀음이 문제가 아니고 생존.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한마디 한마디에 묘한 분노가 서린다. 네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했다면 지금쯤 죽고도 남았을거란 점에서 분노가 일었다.) 적어도 날 밀치고 도망칠 용기는 있어야하는거 아닌가?
제시 맥크리:내 손에 총만 있었으면 대장 머리를 쏘고 도망칠 용기는 생겼을 텐데요. 유감입니다. 몸싸움은 별로 안 하고 싶거든요. (태연한 표정, 물론 거짓말이다. 손에 총이 있어도 당신 머리를 쏠 일은 없겠지. 쏘겠다고 협박은 좀 했겠지만. 당신을 뿌리칩니다. 당신을 노려보는 눈빛은 꽤 진중한 빛을 품고 있습니다.) ...어차피 대장도 다 살려고 하는 짓이라면서요. 내가 도망치면 어쩌려고. 그냥 좋아한다고 해주고 여기 가둬두면 되잖아요. (그게 어렵냐고, 좋아한다고 말 한마디 해주면 되잖아.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는 어차피 내일 죽을 목숨을 갖고서 구분할 수 없다고. 그냥 말해줘, 좋아한다고...) .....하아, 당신 진짜 싫어. 왜 그렇게 잔인하냐고요...
가브리엘 레예스:(... 몸싸움 잘하잖냐. 내가 상사란거 제외하면 밀치고 도망칠 수 있을텐데. 목 끝까지 말이 나오려고 하지만 말을 삼켰다. 당신은 날 쏘지 않을것이다. 날 해치지 않을것이다.) 그래, 제시. 좋아한다는 말을 들으면 좀 괜찮아질 것 같나? 내가 너한테 달콤하게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끌어안아 키스하면 다 괜찮아질것 같아? (당신에게 터벅터벅 다가가 고개를 틀어 숨결마저 닿을 거리로 다가갔다, 다시 입을 뗐다.) 유감이네, 제시. 난 서른살을 넘겼어.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나이는 지났다. (도망쳐, 제시. 도망쳐.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말들이 그의 거짓말 앞에서 무수히 부숴졌다.)
제시 맥크리:...뭐가 문제에요. 안 괜찮을 이유가 뭐가 있는데요. 내가 여기 있잖아요. 대장도 여기 있고. 둘 다 살아있잖아요, 그거면 되는데... 더이상 시체 밭 뒤지면서 대장 이름 부를 일 없으니까, 난 그거면 된다고요.... (코끝이 찡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가, 이내 삼키지 못한 눈물이 그대로 제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아, 젠장... 가브리엘 레예스. 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당신이 그 거지같은 저주에 걸려와서 그런 거잖아요. 그럼 같이 도망가요. 어디 멀리멀리 도망가서 죽은 듯이 살다가, 나중에 내가 잠든 사이에 몰래 날 죽여서 잡아먹어버려요. 혼자 있긴 싫다고요. 정말로...
가브리엘 레예스:(당신의 머리를 큰 손으로 쓰다듬어준다. 두텁고 따뜻한, 상처투성이의 손이 당신의 머리를 쓸어내린다. 그래. 난 당신을 사랑하며 그걸 부정할 수 없다. 서른을 넘긴 레예스는 더 이상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나이가 지나버렸다.) 울지마, 제시. 저주를 풀 방법을 알아. 혼자 둘지 안 둘지는... ...그래, 확신 못하겠지만 적어도 내일 네가 안 잡아먹힐 방법은 알아.
제시 맥크리:...저주 안 풀어도 돼요. 그냥 날 잡아먹어버려요. 대신 내가 배신감 느낄 새도 없이, 내가 잠든 사이에 죽이던 잡아먹던 해야 해요. 알겠죠. 대장이 날 버리는 건 죽기보다 싫다고..... (아, 이제 싫다. 정말 모든게 다 싫어질 지경이다. 이 상황도, 스스로도, 지나치게 친절한 당신의 손길도..... 이건 저주가 아니면 표현할 방법이 없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 둘에게 내려진 저주 같았다. 이걸 끊어낼 방법이 존재하긴 할까. 한참을 훌쩍거리다 입을 열었다.) ...이야기나 해 봐요. 들어는 볼 테니까.
가브리엘 레예스:(당신을 한대 쥐어팰까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큰 손으로 제 얼굴을 한번 쓸어내린다.) 생존을 포기 하지마. 제시, 생존을 제발... 포기하지마. 내가 널 그렇게 가르쳤나? 사사로운 감정에 전부 포기하고 고깃덩이나 되라고? (암담했다. 모든게. 당신이 입을 열자 그제서야 어두운 낯빛이 조금 가신다.) 신을 소환해서 명령하면 돼. 시간을... ... 아포칼립스가 일어나기 전으로 돌려달라고.
제시 맥크리:이제와서 대장이 가르쳐준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요. 당신은 이제 내 대장도 아니잖아, 우린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요. 당신은 나한테 그냥 가브리엘 레예스라고.... 나한테 명령하지 마요, 난 그냥 당신을 사랑할 거야. 그거면 된단 말이야... (저주를 풀어낼 방법이란 건 생각보다 거창했다. 당신의 말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아 잠시간 정적이 감돌았다. 간간히 자신이 훌쩍거리는 소리는 있었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한데요. 대장도 아까 그 사람들처럼 미쳐버린 건 아니죠?
가브리엘 레예스:난 네 대장이 아니더라도 널 키운 사람이다.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하기엔 넌 날 사랑하잖아. 아니야? 그러면 얌전히 날 따라. 사랑하려면 댓가를 치뤄야할거 아니야. (난 너와 함께 살고 싶었다. 그는 당신을 바라보다 표정을 찡그렸다.) 아니. 내가 제일 먼저 미쳤어. 그래서 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는거고.
제시 맥크리:(당신의 말에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 사단에 함께 휘말렸다는 사실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당신을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미운데, 그만큼 사랑하니까. 어쩌면 당신을 사랑하게 됐다는 사실조차 저주일지 모르겠다. 다시 태어난다면 당신을 사랑하지 말아야지, 그러니까 이번 생에는 죽도록 사랑하게 해줘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대장이 가장 먼저 저주에 걸린 사람이라도 된다는 거에요? 그리고, 무슨 방법으로 신을 소환한다는 건데요....?
가브리엘 레예스:(당신이 안타까웠다. 그러니까 이번생에 당신은 날 지독하게 사랑하면 안됐다. 친한 친구들은 먼저 높은 자리에 올라가 있는데 아래서 혼자 남아있는 나는 열등감에 넘으면 안되는 선을 넘어버렸으니까.) ...내가 신을 소환했다. ... 그를 이용하려고. 그리고 그 신이 분노해 이 세계에 내린 저주가 너흰 영원히 서로를 먹으며 살게 될것이다, 라는 저주야. 그래서 내가 제일 먼저 걸렸고. ...한마디로 교주가 나라고. 이제 이해하겠나? 그 신을 다시 한번 소환해 제대로 가두고 명령을 하면 들어줄거다. 오랜 연구 끝에 알아낸 방법이야. (성큼 성큼 복도를 먼저 걸어간다. 당신이 따라오리란걸 알고 있는 듯이.)
제시 맥크리:예...? 잠깐, 잠깐만요..! (얼빠진 얼굴로 멍하니 이야기를 들었다. 상황 파악이 한참이나 안되는 듯 했다. 앞서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이번에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철창을 나와 쫓아갔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지금.... 레예스, 당신 제정신입니까!? 하다하다 뭔, 신을 소환해...? 아니, 그리고 애초에 분노한 신이 대장 말을 순순히 들어줄 리도 없잖아요!
가브리엘 레예스:그러니까 얼굴을 들키면 안되는거지. 장치는 만들어뒀어. (복도 맨 끝에 있는 돌문을 툭툭 두드린다.) 이 안에 신을 소환한 다음, 명령하면 그 명령을 들을거야. 원래 위대하신 신은 멍청하거든. 안타깝게도 말이야. ... ...하지만 어둠속에선 눈 먼자가 가장 뛰어난 법이야.
피를 내어 신성한 돌 문에 흘려라. 흘러내리는 피와 함께 당신의 신이 돌문 너머로 강림한걸 알게 될것이니.
위대한 그에게 소원을 빌어라. 무엇을 원하는가? 이 비극의 장막이 내리는 것? 처음부터 잘못되었던 일을 정리하는것?
모든 이가 염원하는, 시간을 되돌리는 일?
이걸 알아낸 교인들이 이상한 방법으로 신을 소환하려 한것 같지만... 돌은 이 돌로 밖에 소환되지 않아.
맥크리, 크툴루 신화 수치 +1
제시 맥크리:...... (얼빠진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이표정을 오늘 얼마나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늘어놓는 건 이제 좀 익숙한데, 아니 이건.... 헛소리 수준이 아니잖아...) 진심이에요, 대장? 이걸로 뭔가 해결 될거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그래요, 대장 말대로. 이걸로 저주를 푼다고 칩시다. 예, 그렇다고 치자고요. 그럼 아무 일도 없이 멀쩡한 시간대로 돌아가는 거 맞아요? 나도 대장도, 둘다 멀쩡하고. 함께 있고?
가브리엘 레예스:멀쩡한 시간대로 돌아갈거야. ...아마도. (아마도. 레예스는 확신하지 못했다.) 다시 아름다운 아틀란티스를 되찾고 오버워치 멤버들도 모이겠지.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거야. 너도 되찾을 수 있겠군. ... ...(제 손을 칼로 베었다.) ...간단한 일이지. (그렇게 말하는 레예스는 어째 조금 미묘한 표정이었다.)
제시 맥크리:...아마도? (눈을 가늘게 뜨곤 당신을 쏘아본다. 스스로 손을 베어내는 당신을 보면서는 조금 눈이 흔들렸다.) ...불확실한 일에 도박을 거는 겁니까? 천하의 가브리엘 레예스가? ....됐습니다, 난 신 같은 거 안 믿어요.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 안 하고, 우리가 신을 불러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안 해요. 그러니까... (제 입술을 몇번이고 짓씹는다. 이러면 안되는걸 알아. 당신이 좋아하지 않을 말인 것도 안다고. 그런데 어떡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걸.) ...그냥 같이 도망쳐요. 저주따위 알 바 아니에요. 죽는게 무섭지도 않아요. 그냥 같이 멀리 도망쳐요, 이런거 전부 다 버려두고요...
가브리엘 레예스:같이 도망쳐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조직원들이 우릴 쫓아올거란 생각은 안해봤어? 난 네가 죽는게 두려워, 맥크리. 제시 맥크리, 내 말 들어. 난 네가 죽는게... 두렵다고. 나라고 네가 죽는게 안 무서울줄 알아? (표정을 와작, 찡그리고 당신에게 따져묻는다.)
네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뿐이야. ...어차피 도망쳐봐야 무리에서 떨어진 넌 일찍 죽을테니까.
제시 맥크리:내가 살고 싶어서 도망치는 거라고 생각합니까? 죽는게 무서워서 도망치는게 아니라고요. 대장이랑 헤어지는게 무서워서 도망가는거지.... 그래요. 난 대장 말대로 어린애고, 멍청하고, 헛소리만 하는 놈이에요. 그러니까 불확실한 것에 무언가를 걸 용기같은 건 없다고요.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고 마른 세수를 했다. 죽고싶지 않았고, 당신을 마저 사랑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불확실한게 두려웠다. 죽음보다.) .....그럼 같이 죽어요, 대장. 여기서 같이 죽어버려요... 더 괴로울 일도, 두려울 일도 없이.
가브리엘 레예스:안헤어질지도 모르잖아. (그래. 우린 불확실한걸 하기엔 너무도 확실한걸 좋아하는 이들이었다. 행동에 책임을 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었지. 그래. 인간은 평생을 혼자 살아가지만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 같이 있단게 그 얼마나... ...행복한 일이던가.) ... (그는 당신의 총을 꺼내 탄알을 장전한다. 당신을 끌어안아 제 머리에 총을 댄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시 맥크리:이렇게 긴장감 없는 생명의 위협은 처음이네. (한껏 빨개진 눈가와 코끝으로 잘도 낮게 큭큭 웃었다. 당신 쪽으로 몸을 기대고, 뒤이어 심장소리가 함께 합쳐져 울리는 듯한 착각에 마음이 편해진다.) 대장, 난 다음 생에는 대장 안 사랑할 거에요. 이번생 까지만 사랑하는 거라고요. 그러니까 다음생에도 날 보고싶으면 대장이 나한테 좀 많이 매달려야 할걸요? (다시금 여유로운 얼굴에, 장난스러운 톤이 돌아왔다는 건 자신이 이 상황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어쩌면 기쁠지도 모르지. 어떨까, 지금 당신 기분 신경쓰기도 바쁜데 내 기분까지 어떻게 신경 쓰겠어.) ...복잡한 건 신경쓰지 말아요. 사랑해요, 레예스.
가브리엘 레예스:웃기지마, 제시 맥크리. 이번 생엔 내가 매달렸으니 다음 생엔 너가 매달려야지. 내가 네 억지도 받아주고 있잖아... ...복잡한건 신경쓰지 마. 사랑해, 제시.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탕, 하고 권총의 굉음이 지하 가득 울려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