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오브 히어로즈-프라자이로 '망각의 고미가하라'를 플레이 한 로그입니다! 근데 커플링 요소는 없고 싸움만 했습니다ㅋㅋㅋㅋ
KPC 프라우 레망-아이리아(프라우 오타쿠...)
PC 자이라-루레렌님
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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辿条님께서 작성하신 CoC시나리오 '망각의 고미가하라' 플레이 로그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플레이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본 로그를 보지 말아주세요!
또한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시나리오 스포는 금지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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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1 PM 08:03~
여기는 고미가하라,
방치된 사람의 잔해가 층층히 쌓여 쓸모없어진 장소.
[망각의 고미가하라]
W. 辿条님
긴 파견 임무를 마치고 복귀한 자이라는 아발론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들은 소식은,
프라우 레망이 2주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프라우는 어느날 갑자기 쓰러지곤
아직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별한 치료도, 조치도 받지 못한 채
프라우가 개인실의 침대 위에만 누워서 시간을 보낸지
어느덧 2주가 되었습니다.
ZAIRA:... 다녀왔습니다. 로드. (간단히 보고를 마친 후, 까끌한 뒷목을 몇번 긁적입니다. 처음 로드가 함께하자고 했을때부터, 2주 전까지. 꾸준히 부딫힌 기억은 그리 좋게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열흘 넘게 그 시끄러운 목소리를 듣지 않으니, 조금은 날이 섰던 마음도 무뎌집니다. 영 불편한 얼굴은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방으로 찾아가면, 곤히 잠든 것 같은 프라우가 보입니다.
침대 위에서 얌전히 눈을 감은 프라우는
당신이 방으로 들어왔음에도 미동도 없습니다.
어쩐지 깊은 잠에 든 듯한 모습입니다.
옆에는 누군가가 두고 간 듯한 꽃다발들이 쌓여있습니다.
ZAIRA:...아, 꽃... ... (꽃다발들을 보고, 그제야 아차 하는 얼굴을 지어보입니다. 병문안... 안가본티를 이렇게 내기 싫었는데. 꽃같은게 있을 리 없는 주머니를 뒤적이다가... 바깥에서 들꽃이나 한두송이 뜯어옵니다.)
당신이 적당히 꽃을 구해 다시 방으로 돌아오면,
언제 왔는지 모를 로드가 프라우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로드는 인기척을 느끼곤 당신 쪽을 돌아봅니다.
ZAIRA:어, 어어, (놀라서 꽃을 후드득 떨어트립니다) 어, 언제 오셨습니까?
LORD:...자이라경. (차분한 목소리입니다. 마찬가지로 차분한 얼굴로 돌아보다가, 바닥에 꽃이 떨어지는 걸 보자 당황합니다.) ...?
무슨 문제라도... (가까이 다가가곤 꽃을 주워주기 위해 허리를 숙입니다.)
ZAIRA:아, 아닙니다! (급히 꽃을 주워담고 벌떡 일어납니다. 그리고 잠시 눈치를 살피다가... ... ) ... 선물...을 준비를 못해서... ... (결국은 고해합니다. 나의 주군께 거짓말을 할 순 없으니까요)
그나저나 무슨... ... 일이십니까?
LORD:(눈을 두어번 깜빡이며 바라보다 이내 작게 웃습니다.) 그대는 정말 상냥하단 말이지. 나중에 의식을 되찾게 되면 그대가 꽃을 선물했다는 이야기를 꼭 해줘야겠어.
ZAIRA:아, 그 그건... ... (눈을 데룩 굴립니다. 분명... 오년은 놀려먹을텐데?)
LORD:(이어서 살풋 웃어보이곤 다시 프라우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아무리 오래 잠들어있다고 해도 나의 기사를 혼자 내버려둘 수 있나. 상태를 확인하러 왔지.
여전히...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말이야.
그대는 오래 파견 임무에 나가있어서 몰랐겠지만, 이렇게 깨어나지 못하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야.
아발론에도, 타 국가에도. 갑작스레 쓰러져서 의식을 되찾지 못하는 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ZAIRA:예? (그저 옆에서 쭈삣거리며 서있다가,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고개를 들어 쳐다봅니다)
LORD:...의식불명이 오래 이어지다 어느날 갑자기 실종되어 버린다는 소문이 돌더군.
그래서 이렇게 매일 상태를 확인하고 있지.
ZAIRA:... ... 아 (일순 익숙한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좋지만은 않은 기억을 지닌, 나의 고향도요)
(잠시 예전 제국의 칼로 움직였던 자와, 자신의 영원한 주군을 번갈아가며 바라봅니다) ... 제가, 지켜보겠습니다. 혹시나 무슨 일이 벌어지면... 보고드리겠습니다. 로드. (고개를 꾸벅 숙입니다)
LORD:마음은 고맙지만, 이제 막 복귀한 그대에게 일을 떠넘기고 싶지는 않아. 기사를 돌보는 건 주군이 해야 할 일이지.
다만...부탁할 게 있는데.
ZAIRA:(자신의 몫이라는 말에, 눈썹이 아래로 휘어집니다. 그러나 곧이어 나온 '부탁'이라는 소리에 급히 고개를 들어, 그 얼굴을 바라봅니다)
LORD:알현실에 꽃다발이 하나 있을 거야. 그걸 가져다주길 바라. 알현실 어딘가에 뒀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질 않는군.... 괜찮다면 찾아서 가져와주겠나?
이런 사소한 심부름을 시키는 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아무래도 자리를 쉽게 뜰 수가 없어서 말이지.
...지켜봐야 할 것 같거든.
ZAIRA:꽃...다발... 말입니까?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얼굴을 조금 긁적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닙니다. 이렇게라도 로드를 도울 수 있어 영광입니다.
대답을 마친 자이라는 프라우의 방에서 나와 알현실로 향합니다.
붉은 카펫이 깔린 긴 복도가 이어지고,
텅 빈 복도에는 당신의 발걸음만이 울려퍼집니다.
문득, 당신은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복도 옆에 난 창문을 바라보게 됩니다.
창문에는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그리고... 당신의 뒤에 서 있는 프라우 레망의 모습이 함께 비칩니다.
잠들어있어야 할, 프라우 레망입니다.
ZAIRA:(창밖을 보며, 한동안 못보았던 얼굴들을 떠올리다가... 급히 뒤를 돌아봅니다)
프라우?
당신의 뒤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텅 빈 복도만이 보일 뿐입니다.
ZAIRA:(끙, 대놓고 앓는 소리를 내며 제 미간을 꾹꾹 누릅니다) ... ... 이렇게까지 날 괴롭힐 필요는 없지않나.
환각이라도 본 걸까, 이상한 기분에 다시 창문으로 고개를 돌리면
여전히 당신 뒤에 서 있는 프라우가 보입니다.
프라우는 평소같은 모습으로 활짝 웃더니,
유리창에 비치는 당신을 향해 무언가를 휘두릅니다.
프라우에 손에 쥐여진 것이 나이프라는 걸 깨달을 때 쯤,
쨍그랑!
귓가에 울리는 시끄러운 파열음과 함께
곧바로 당신의 의식이 끊어집니다.
...
.....
딱딱한 감촉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퀴퀴한 먼지 냄새가 느껴지고,
근처에서 무언가 부품같은,
톱니바퀴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굴러다니는 게 보입니다.
당신이 눈을 뜬 곳은 대형 쓰레기장 같은 장소입니다.
ZAIRA:... ... (나지막하게 욕을 씹어뱉으며 몸을 일으킵니다)
무엇에 사용하는지 모를 기자재와 페인트가 벗겨진 판자가 가득하고,
금이 간 간판에는
[여기는 고미가하라]
라는 글씨가 삐뚤빼뚤하게 적혀있습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천장이 보이는 걸로 보아,
아무래도 이 곳은 실내인 모양입니다.
ZAIRA:... (합, 급히 숨을 들이키고, 입을 틀어막습니다. 아주 과거에나 가지고있었던 못된 버릇이 다시... ... )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며, 느리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킵니다. 아발론... ... 은 아닌데)
(직전에 보았던, 잠들어있던 영원할 원수가 만들어낸 지독한 악몽인가... 하는 생각에 얼굴을 한번 꼬집어봅니다)
꼬집은 얼굴이 얼얼합니다.
아무래도 꿈이 아닌 걸까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
쓰레기에 반쯤 파묻힌 투명한 고정식 창문이 보입니다.
ZAIRA:... 허? (화끈거리는 볼을 한두번 문지릅니다)
또한 철문과, 방구석에 크게 번진 검붉은 얼룩도 보입니다.
그 외에는 전부 잡동사니 쓰레기 같습니다.
ZAIRA:... ... (창문, 아발론에서 보았던 헛깨비도 이것을 통해 보였던거같은데...)
(몸을 조금 숙여서 창문을 들여다봅니다. 또 그가 보일까?)
창문을 바라보면, 창문 너머의 풍경이 보입니다.
철탑과 군데군데 붕괴된 불가사의한 건물들이 보이고,
내부와 마찬가지로 쓰레기가 산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틈에서 무언가가 움직입니다.
...그건 분명 프라우 레망입니다.
프라우의 발밑에는 낯선 사람이 납작 엎드려있습니다.
발밑의 남자는 일어날 수조차 없을 만큼 크게 다친 모양입니다.
프라우는 그런 상대에게 태연한 표정으로 칼을 내리꽂습니다.
한번, 두번... 미약한 저항이 계속되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ZAIRA:프라우 레망!!! (안에서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처음부터 알아봤지. 전투광이라는 허울좋은 껍데기는 사람들을 홀리기 위한 것이다. 당신은 그저 살육이 하고싶은거라고.)
프라우 레망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게 된 남자를 몇 번 발로 툭툭 찼다가,
당신의 목소리를 들은 건지 당신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프라우는 사뭇 놀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뒤이어 그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집니다.
무언가 입모양으로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KP:자이라, 지능 굴려주세요!
ZAIRA: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이라는 프라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 것 같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니, 확실합니다.
프라우는 당신을 바라보며 활짝 웃곤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곧바로 프라우는 눈 앞의 시체를 발로 치워버리곤
쓰레기 더미를 가로질러 사각으로 이동합니다.
더이상 프라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ZAIRA:(순식간에 사라진 보라빛 머리카락에, 이를 으득 갈아냅니다. 살아있는 것에서부터 흐르는 피의 무거움도 모르고... ... 급히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찾아봅니다)
검붉은 얼룩이 군데군데 붙은 철문이 보입니다.
ZAIRA:(발로 쾅 차고! 나갑니다!)
당신이 철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오면,
그곳에는 기묘한 광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지면에는 철탑과 다 부서져가는 불가사의한 건축물이 수도 없이 늘어섰고,
빈 곳을 채우듯 쓰레기가 여기저기 쌓여있습니다.
길은 쓰레기를 헤쳐야 간신히 보일 정도인데다
공기는 먼지 투성이에 희미한 악취마저 감돕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지만,
해도 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슴푸레한 세계 한가운데에 서 있다보면,
머리 위에서 와장창 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KP:회피, 혹은 행운 굴려주세요!
ZAIRA:
행운
기준치:
50/25/10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지고,
당신은 반사적으로 몸을 틀어 피합니다.
뒤를 돌아보면,
방금 나온 출입문이 낙하한 잡동사니로 완전히 막힌 것이 보입니다.
저 아래에 당신이 깔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어집니다.
의도적으로 당신이 나오는 순간을 기다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KP:악의가 느껴지는 타이밍에, 산치체크
ZAIRA: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 ... 하아 (미간을 꾹 누릅니다. 저주를 걸어 진급했다던가... 그깟 헛소문에 홀린 자들이 수없이 제 목을 그러쥐었던 날이 떠오릅니다. 이런 악의어린 날들이 일상이었던게... 언제였더라. 아발론에서는 한번도 느껴본 적 없었습니다)
... 누굽니까.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플로렌스... 그쪽과는 이제 연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악몽까지 쫓아올 정도면... 역시 방금 사라진 프라우 레망인가. 뼈에 새겨진 제 생존본능에 짧게 감사하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나를 해하려던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요)
FRAU: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니까! 아무렴, 이래야지! 여기서 죽어버리면 너무 시시하잖아~ (당신이 나온 건물의 지붕 위에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밝게 웃는 표정입니다.)
ZAIRA:... ... (원망스럽고 속상한 눈빛이, 잠시 다른 빛을 띕니다. 이를 잠시 으득 갈았다가 이내 설설 고개를 흔들어버립니다) 이런 장난은 재미없습니다. 여기서 무엇을 하시는겁니까? 로드께서... 얼마나 걱정하는지는 아십니까?
FRAU:응, 역시 재미 없지? 어쩌면 여기서 네가 편하게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버리다니~ 나도 참! 가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한다니까! (소리 높여 깔깔 웃습니다.)
너무 쉽게 죽으면 안 되지! 그래선 안 되는 거잖아? 원래 누구나 손에 피를 묻힌 만큼의 피를 흘려야 죽을 수 있는 거라구~ 누가 말했더라? 아무튼! 그런 말이 있다는 거지!
ZAIRA:(입을 몇번 달싹거리다가 꾹 다물어버립니다. 이런 자들에게는 침묵이 제일 효과적인 공격이죠. 무엇보다... 저렇게 잘 알고있으면서도 생명을 헛되게 앗아간다니요.)
FRAU:뭐라고 말 좀 해봐! (별다른 반응이 없자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섭니다.) 나한테 할 말이 로드 얘기 뿐이야? 이런 상황에서도 로드 얘기라니~ 이야, 보기 드문 충신! 로드가 알면 칭찬해주겠는데?
아, 그치만 이거 어쩌지? 로드한테 칭찬 못 받겠다! 칭찬도 네가 돌아가야 들을 수 있는 거잖아?
ZAIRA:(입을 꾹 다물고, 더이상은 움직이지 않는 -난생 처음보는- 시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을 애써 흘려들으며 마음속으로 참을 인자만 무수히 그어내리다가... 주먹을 한번 꾹 쥐고 나지막히 대꾸합니다) 돌아갈겁니다.
FRAU:돌아갈 수 있으면 내가 먼저 진작에 돌아갔겠지! (크게 웃습니다.) 여긴 아무것도 없다구, 재미있는 것도 무엇도 없어!
뭐어, 역시 주인공이 없는 세계니까 당연한 건가? 시시해 죽겠단 말이야. 몸도 엄청 근질근질하고~ 아무나 붙잡아서 싸워볼까! 했더니만! 살려달라고 빌지를 않나. 하, 요즘 애들은 왜이리 근성이 없나 몰라~
그러던 도중에 짜잔! 갑자기 네가 나타났으니까! 꼭 깜짝 선물이라도 받은 기분이거든! (낮게 큭큭 웃다가,) 있지. 나랑 싸워줄거지?
ZAIRA:(천천히 발을 돌려서 그를 바라봅니다. 돌아갈 곳이 없던 예전과는 다릅니다. 나는 돌아갈 곳이, 돌아가고싶은 곳이 있습니다. 갈 수 없다니요. 전부 저를 흔들어놓으려는 그의 속셈입니다. 언제까지 사람을 그 손바닥안에 놓고 굴릴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겁니까? 프라우 레망.)
프라우, 영문 모른채 이 곳에 떨어져 외로우셨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당신과 이곳에서 싸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대련이 필요하시다면, 아발론에 계실 프람경에게 부탁하시죠. (입술을 한번 꾹 깨물고, 한글자 한글자 씹어뱉듯이 이야기합니다. 그가 다치면, 슬퍼할 사람들이 있으니. 최대한. 이성을 붙잡고. )
FRAU:외로웠을 거라고? 내가? (그 말에 눈썹을 조금 찡그립니다. 되물으면서 고개가 모로 기울어집니다.)
아, 알겠다! 넌 외로웠구나! (그제야 깨달은 듯 손뼉을 한번 짝! 칩니다) 넌 혼자였을 때 외로웠나봐? 언제쯤이려나~ 지하 감옥에 혼자 갇혀있을 때? 그것도 아니면 족쇄같은 걸 차고 독방 신세가 됐을 때?
네 편이 아무도 없다고, 그렇게 느꼈을 때? (장난스럽게 웃습니다.) 그래 그래, 외로웠을 법도 하지. 내가 너였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거야! 암, 이해하고 말고!
ZAIRA:... 말이 심하십니다. (눈썹이 서로 닿기 직전까지 미간을 찡그립니다. 눈을 꾹 감고 두어번 심호흡을 하다가 그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래. 시체처럼 누워있는 것보단 저게 더 레망다운 얼굴이지만... ... 저것이 살아있음의 증거라면, 차라리 죽어있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 사람만 없으면. 참. 좋을텐데...)
(멍하니 그를 조각내는 상상을, 짧게 합니다. 멀리에 떨어져서... 전투를 하던 스타일같은데... 전투를 좋아한다는 것 치고는... 그리 적극적이진 않을지도. 또는...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의 눈동자따위는 보고싶지 않다든가...)
(크게 숨을 내쉬고, 그와 비슷하게 고개를 살짝 기울여 쳐다봅니다. 한참동안 잔인한 생각을 늘어놓은 탓인지, 조금은 마음이 풀리는 기분입니다) 그래요. 마음대로 생각하십쇼. 어찌되었든.... 당신이 원하는건 지금의 저와 싸우는게 아닙니까? 제가 응해주지 않는다면... ... (그것만큼 좋은 복수가 없지.)
FRAU:말이 심해?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멋대로 내 기분을 단정짓는 건 해도 되는 말인가봐? (차가운 표정이 순간 지나갔다가, 다시 웃습니다.) 난 너처럼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거든~ 그래서 싸우는 것밖에 생각을 못하겠는데! 어쩌지?
정말 큰일이네, 그치? 뭐어, 나는 좀 단순하단 소리는 들어도 어디가서 머리 나쁘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거든~
싸우기 싫으면 말아! 강요는 안 해! 대신, 다른 사람이 수고해주겠지? (다시금 낮게 웃습니다.)
ZAIRA:(조금 눈빛이 내려앉습니다. 번거롭고, 귀찮고, 짜증나는 사람. 무고한 사람이... ... 피해를 볼 순 없는데. 쓸데없이 복잡해지는 머리속에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로드는 대체 왜 저런... ... 당신의 이상향과는 사소한 것 하나조차도 맞지 않는 사람을... ... )
(그를 그대로 두고, 가기로 합니다. 자신에게도 튕겨나갈 수 있던, 포악하기 짝이없는 무기도... 제 손에 없으니까요. 이정도 도발에 넘어가면... ... 그것도 기사라고 불러주실겁니까? 아니겠지요.)
FRAU:흐응, (눈을 가늘게 뜨곤 바라봅니다.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얼굴입니다. 그저 흥미만이 가득해 반짝거리던 눈이, 드물게 차분한 빛으로 가라앉습니다.) 넌 다른 녀석들이랑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하아, 쓸데없이 생각만 많은 녀석들은 이래서 안된다니까~
지루한 건 질색인데 말이지~ (손깍지를 낀 채 자신의 머리 뒷쪽을 받칩니다.) 재미 없어졌어! 차라리 네가 혼자 발악하는 꼴을 보는게 더 재미있겠네!
우리 충성스러운 기사님! 뭐라도 좋으니까 열심히 노력해봐! 다음에는 좀 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으면 좋겠네!
그렇게 말한 프라우가 건물 뒤쪽으로 뛰어내립니다.
사각으로 빠진 건지,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발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적막속에서
당신은 다시 혼자 남겨집니다.
ZAIRA:(목소리가 사라지고 한참 뒤에야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그간 꾹 억눌러왔던 숨을 한번에 몰아내쉬고,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어요. 차라리, 문레이크에서 오신 분과 차를 마시는 쪽이 더 속은 편할 것 같습니다)
(정말 짜증나는... ... 사람. 제게 억눌러진 분노가 얼마나 짙은지, 그것이 바깥으로 표출되면 얼마나 날카로운지 모르기에 저렇게 떠들어대는 것이겠죠. 생각이 많다니... ... 그저 당신이 속편한겁니다)
(한참동안 더러운 바닥에 앉아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나갈 수 없다는 이 곳이,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알아야겠습니다. 그래야... ... 그러면, 그를 덜 마주칠 수 있지 않을까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 그제야 주변 풍경이 제대로 눈에 들어옵니다.
주변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과 쓰레기 더미가 있습니다.
뒤쪽에는 당신이 나온 건물도 보입니다.
...잡동사니들로 문이 전부 막혀버렸지만.
주변의 다른 건물들은 본 적도 없는 구조를 하고 있거나,
그저 네모지거나, 금이 가 있는 것도 보이는 등 도무지 통일성이 없습니다.
ZAIRA:(그러고보면... ... 다른 사람들도 있는걸까요. 쓰레기더미를 걷어내며, 적당한 무기로 쓸만한게 있을까 확인해봅니다. 맨 몸으로 있으면 보나마나 쓸데없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쓰레기 더미를 걷어내봐도, 도무지 용도를 알 수 없는 것들 뿐입니다.
너절하게 찢어져서 일부분만 남은 붉은 깃발의 잔해,
초록색 액체가 고여있는 둥근 유리병,
의미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을 헤치다보면
낡은 도끼가 파묻혀있는 것이 보입니다.
ZAIRA:... 음 (잠시 얼굴을 긁적입니다. ... ... 위협용... ... 으로만... ... 사람은 때리지말고... ... 그러면.... ... 괜찮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꺼내봅니다)
잔뜩 녹이 슨 도끼입니다.
날이 많이 무뎌져있지만... 위협용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ZAIRA:(도끼를 두어번 툭툭 두드려봅니다. 음... 아프겠다. 조금 실없는 생각을 하고, 근처에 있는 건물로 들어갑니다. 제가 나온 건물은... 막혔으니까요. 적당히 쉴 곳을 찾아갑니다)
ZAIRA:... (엄청 수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걸.... ... 열어봐도 될까. 오랜 버릇대로, 볼을 한번 긁적이고는 살짝 펼쳐봅니다)
그 녀석은 제정신이 아니다.
내 앞에서 몇 명이나 희생된 거지?
내 뒤로 오는 희생자가 있다면 명심하도록.
그녀석은 위험하다. 절대 눈을 마주쳐선 안된다.
만약 이미 그녀석과 마주쳤다면...
되도록 빨리 도망치거나, 죽이는 수밖에 없다.
ZAIRA:... 대체 무슨 짓을 하고다닌겁니까 (다시 두통이 이는 느낌에 한숨을 쉬고 쪽지를 덮어버립니다. 아니, 일부러 톡 쳐서 쓰레기더미 사이로 굴려보냅니다)
묘사가... 똑같잖아요. 제국 때려치고 아발론한다더니... ... (왠지 제 주군의 속상한 표정이 떠오릅니다. 고개를 설설 흔들고는 일어나요)
(조금 미련이 남은 표정으로, 책상을 한번 쓸어봅니다. 꽃은... 여기에 더 어울렸을텐데. 이 쓰레기장에서 꽃이 피어나는 기적을 바라선 안되겠죠)
... 정말 다 죽일 생각인가. 프라우... ... 이상한 사람... ... (잠시 멍하니 천장을 바라봅니다. 집단에 소속되어있는 주제에, 소속감은 느끼지 않고, 규칙도 따를 생각이 없는 사람. 저와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 불편합니다)
... ... 막아야... ... 겠지. 아마도... ... 속상해하실텐데...
(낯선 도끼를 만지작거리다가 밖으로 나섭니다.)
눈 앞에는 여전히 쓰레기더미와, 끝없이 이어진 길이 보입니다.
맞은편에는 상대적으로 멀쩡해보이는 건물이 하나 더 보입니다.
ZAIRA:(건물을 한참동알 올려다봅니다. 같은 주군께 충성을 맹세한... 사람을... ... 아니, 그 전에 그 사람은... ...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탈탈 흔들고는, 성큼성큼 그 건물로 향합니다. )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방금 열었던 문 보다 조금 더 견고해보이는 철문입니다.
ZAIRA:아... ... 도둑질은... ... 아닙니다 (눈썹이 주륵 내려갑니다. 조금 손을 주춤거리다가, 마음을 다잡은 듯 문을 잡고 잡아당깁니다)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이 힘을 주어 문을 잡아당기자,
문은 우드득 소리를 내며 뜯어집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내부에 쌓여있던 것 같은 사람의 시체가 쏟아집니다.
ZAIRA:어, 어 어어어어? (놀라서 문을 덥썩 잡습니다)
전부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하나같이 겁에 질린 표정입니다.
건물 안은 시체더미때문에 도저히 확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ZAIRA:(자기가 뜯어버린 문짝을 들고, 멍하니 서있습니다)
... ... 허? (문짝 너머로 우르르 쏟아진 시체를 쳐다보다가, 조심스럽게 문을 옆에... 내려놓습니다)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시체를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저기 상처가 나있는 것이 보입니다.
무엇에 의해 난 상처인지는 피가 말라붙은 탓에 잘 보이지 않지만....
상처는 전부 목이나 가슴 등의 급소를 피한 곳에만 나 있습니다.
KP:수많은 시체를 마주한 자이라, 산치체크
ZAIRA: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KP:1d3굴려주세요....
ZAIRA:1
자이라 SAN -1
ZAIRA:(미간을 폭 찡그립니다. 굳이 묻지 않아도, 무슨 의도로 이런 상처를 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 이런 와중에도, 그가 한 일이 아니길 바라면 안되겠죠.)
(조금 서툰 손짓으로, 가까운 곳에 있던 시체들의 눈을 감겨줍니다. 차갑게 식은 사람의 체온이 낯섭니다. 늘 붉은 피를 흘리며 죽어가던 이들만 봤지... ... 아, 쓸데없는 생각.)
... 여기에 갇힐지도 모르면... ... 다시 나갈 수 없다면... ... (소리내서 중얼거립니다. 주위에 내려놓았던 도끼를 다시 단단히 쥡니다. 로드께서 만들고자 하셨던 정의를, 당신이 없는 이 곳에서도. 만들겠습니다.)
(고개를 들고, 몸을 가볍게 풉니다. 그래요 뭐... 제국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주위를 살핍니다. 예의 광기어린 자색이 보이진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인기척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ZAIRA:(주위를 천천히 살피며, 그나마 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따라갑니다.)
당신은 길을 따라 나아갑니다.
나아가다보면 서서히 건물이 둘어들고,
서서히 철탑이 즐비하게 늘어섭니다.
철탑에는 끊어진 전선 같은 것이나
와이어가 이리저리 얽혀있습니다.
그때, 불현듯 머리 위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옵니다.
그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철탑 위에서 당신을 내려다보는 프라우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프라우는 자이라를 향해
팔로 안고 있던 '무언가'를 던집니다.
ZAIRA:(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또. 무언가 쏟아지는 모습에 급하게 몸을 피합니다)
당신이 황급하게 몸을 피하면,
당신이 서 있던 자리에 무언가가 둔탁하게 떨어지는 소리가 납니다.
당신이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가, 어린 아이라는 것을 인식함과 동시에
아이를 중심으로 작은 폭발이 일어납니다.
희미한 열풍이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아이가 있던 곳에는 작은 크레이터만이 남아있습니다.
FRAU:(즐거운 듯이 크게 웃습니다. 눈썹은 조금 찡그린 채입니다.) 아, 아까워라~ 한번 쓴 수법은 안 된다 이건가?
이것저것 연결해서 작은 폭탄같은 걸 좀 만들어봤는데, 어림도 없었네. (혀를 찹니다.) 아쉬워라.
ZAIRA:(적잖게 충격을 받은 얼굴로 그 작은 구덩이를 쳐다봅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프라우를 쳐다봐요) ... ... 당신이 만든거라고 이야기하세요. ... ... 진짜 아이가 아니라.
진짜 어린 아이가 아니라. 엘프종족의 솜씨로 만든, 그럴싸한 무기였다고 이야기하십쇼. (이를 악물고, 도끼를 그러쥔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FRAU:뭐든 할테니까 살려달라고 빌더라고. (한 손을 제 허리에 올린 채로 고개를 까딱 기울입니다. 태연한 얼굴입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듯이.) 이렇게 연약한 어린아이를 두고 싸워봤자 별로 재밌을 것 같지도 않아서~ 내가 조건을 좀 걸었지!
저 폭탄을 몸에 안고 여기서 떨어져서도 살아남으면, 더이상 손 안대겠다고. (이어서 낮게 웃습니다.) 그런데 저 쪼끄만 애가 뭘 어쩌겠어! 결과는 보시다시피~
흐음, 너무 허무해서 되려 재미없네. 아니, 좀 뻔하다고 해야하나? 뭐어, 그치만 나한테 비는 모습은 별로 오래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뭐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겠다던데?
꼭 살면서 거부권을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사람처럼. (당신을 빤히 바라봅니다,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고 있습니다.)
ZAIRA:... ... 하아 (그의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멈추고 있던 숨을 내쉽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손에 묻습니다. 인생의 목표가 쾌락뿐이던 그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일까요)
... 프라우 레망. (조금 떨리는 목소리를 다잡고, 눈가를 닦습니다. 알랑한 동정심은 아닙니다. 제게 그럴 자격은 없으니까요. 무력하게 빌고, 권력자에게 복종하는 것만 할 수 있었던 것은... ... )
제가 아발론에게서 처음 배운 것은, 거절이었습니다. 더이상은 이렇게 살기 싫다는 외침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 플로렌스의 기사가 될때까지도 익히지 못했습니다.
당신도... ... 거절이 얼마나 힘든지 아셔야하는게 아닙니까. 어째서 같은 군주의 아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 이렇게까지 생각이 달라야하는것입니까.
내려오세요. 프라우 레망.
당신이 바라는 것이 전투라면. 싸움을 통해 당신의 삶을 인정받는 것 같다면...
ZAIRA:살면서 한번도 거부권을 가져본 적 없던 사람이니, 당신의 그 명령을 들어주어야하지 않겠습니까.
FRAU:화났어? (태연한 척 물었지만, 설레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즐거움을 차마 다 숨길 수 없다는 듯이, 흥분을 제대로 감출 여유도 없다는 듯이.) 내가 너랑 비슷한 처지의 약자를 이용해먹으니까, 화가 나? 저 아이한테서 네가 보이고 그래? 그러면, 저 아이를 이용한 나를 죽이면. 복수라도 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그래?
같은 군주의 아래라니~ 우와, 재미없는 소리를 또 하네! 진짜 답답하다니까. (무언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고개를 이리저리 까딱입니다.) 넌 내가 로드의 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여?
내가 너처럼, 로드 아래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거부권 하나 없이 명령을 따르고... 뭐 그래야 되는 것처럼 보이나봐. 근데 어쩌지! 난 누구 말 듣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별로 충성심 같은 것도 없고~ 재미있으면 그만이고~ 플로렌스의 전 부기사단장 입장에선 진짜 짜증나겠다! 그치!
싸우고 싶지? 날 죽이고 싶지? 이성적인 척, 어쩔 수 없는 척 하지만 사실은 날 죽이고 싶은 거지! (철탑에서 가벼운 몸짓으로 뛰어내립니다. 큰 소리 없이 몸을 낮춰 바닥에 가볍게 착지한 다음, 다시 허리에 손을 얹곤 일어섭니다.) 네 분노를 받아줄 상대가 생기니까, 너도 즐거운거지?
ZAIRA:(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복수... ...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예전엔... 왜 싸웠더라. 명령... 보다 조금 더 근본적인 이유. ... 고개를 설설 흔듭니다. 쓸데없는 생각에 잠길 시간이 없습니다. 가벼운 소리가 들리자, 그제서야 눈을 천천히 뜹니다)
(충성. 충성을 제외하면 무엇을 기준으로 행동을 정의내립니까. 건물따위를 지어올릴때는, 하루에 한두번 주어지는 그 음식따위에 충성을 바쳤습니다. 크롬단장에게 불려간 이후로는, ... 군주... ... 보다는... 생존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준 단장에게 충성을 바쳤지요.)
(이제 나의 충성은,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겠노라는 아발론에게 있습니다. 단순히 왕좌에 앉아있는 그 연약한 사람이 아닌, 많은 이들의 기대를 지고있는, 보다 평등한 미래를 만들고자하는 그 아발론이요. 그가 그런것을 바라기에, 그에게 충성하는 나도, 그에 맞춰 움직입니다. 그것이 나의 충성이고, 나의 정의입니다)
(반면에 당신은 쾌락을 위해 움직이죠. 한없이 가볍고, 유동적이고, 순간적입니다. 지속될 수 없는 행동의 정의를 위해 움직이는 당신이, 어쩌면 딱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 했었습니다)
(도끼를 그러쥡니다. 지금까지의 당신은 귀찮고, 딱하고, 변덕스러우며, 불쌍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당신은... ... 해악이 아닙니까. 나는 아발론을 수호하는 자로서, 최전방에서 모든 공격을 받아내고도 서있는 사람입니다. 당신의 움직임이 아발론의 앞길을 막는다면, 내가 먼저 당신을 막아야겠지요)
전혀 즐겁지 않아. 나는 나의 할 일을 할 뿐이다.
ZAIRA:시끄럽게 굴지마, 프라우. 언제부터 그렇게 말이 길었나?
FRAU:화났구나! (날이 선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자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집니다. 마치 좋아하는 물건을 손에 쥔 어린아이같이, 천진난만한 얼굴로 활짝 웃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싸울 마음이 드나보네~ 진짜 어렵다니까! 한두번 찌르는 걸로는 좀처럼 원하는 반응이 안 나와서 말이야. 얼마나 고민했는데! 공략 난이도가 있다면 최상일 것 같네! (여유롭게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돕니다. 다시 당신을 마주한 눈에는 살의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악의는 존재하지 않는, 그저 순수한 살의.)
그래, 그럼. (품에서 군용 나이프를 하나 꺼내듭니다. 제 손 안에서 몇 번 가볍게 돌리다 고쳐잡습니다.) 해 봐, 어디!
ZAIRA:(싸움... 그래. 깊게 심호흡을 합니다. 마음을 다잡고, 내 앞에 있는 것이, 기사도, 사람도 아닌, ... 그냥 적이라고. 방해물이라고 생각하기로 합니다. 날붙이의 예리함이 반짝입니다. 치명적인 무기입니다.)
(태초부터 할 수 있는것이라고는, 무식하게 힘으로 상대를 짓누르는 것 뿐. 요령이라고 할 것 하나없이, 압도적인 무력으로 상대를 무력화 시키는 것이 나의 전투방식입니다.상대의 가벼운 말씨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그야... 사람이 아니니까요.)
(도끼를 쥐고, 크게 휘두릅니다. 로드께서 만들고자하는 길을, 이번에는 제가 만들겠습니다)
녹슨 도끼
기준치:
55/27/11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FRAU:(눈 앞에 서 있는 기사를 즐거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자신과 대화를 나누던 살아있는 인간이 아니라, 그저 명령에 따라 눈 앞의 적을 박살낼 뿐인 기사. 당신의 눈을 마주합니다, 어쩌면 죽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명의 위협보다는, 나를 죽일지 모르는 당신을 눈 앞에 둔 흥분이 앞섭니다.)
(군용 나이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당신의 빈틈을 파고들어 어깨를 찌르려합니다. 당신이 쥔 도끼가 큰 궤적을 그림과 동시에, 당신의 근처로 달려듭니다.)
군용 나이프
기준치:
55/27/11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자이라 공격, 프라우 반격의 성공치가 똑같아서 자이라 쪽 공격 성공으로 들어갑니다.)
ZAIRA:(가벼운 발소리가 들립니다. 사람보다는 짐승처럼 자란 내가 잘 하는것이라고는, 오감을 곤두세우고 주위를 살피는 것. 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분위기를 읽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읽는것입니다)
(가까이로 붙는 그는, 아마 제 도끼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 몰랐던 모양입니다. 하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학살하다보면... 제 힘에 취하기 마련이죠. 상대의 작은 등판을 곧장 도끼의 등으로 후려칩니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압도적인 힘에 제압당하는 피식자의 기분이 뭔지 알고있나요? 프라우 레망.)
FRAU:(손에 쥔 나이프가 정확히 당신의 어깨를 겨눕니다. 날붙이가 마침내 살에 박히기 직전, 내리치는 강한 충격에 몸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반동에 몸이 나가떨어져 지면에 부딪히고, 절로 막혀오는 숨이 짧게 토해집니다. 비틀거리며 땅을 짚고 다시 일어서면 제대로 앞이 보이질 않는다는 걸 깨닫습니다.)
(눈 앞의 당신이 두 개로 보였다가 하나로 겹쳐지길 반복합니다.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한쪽 팔에는 벌써 힘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부러졌나? 차라리 깔끔하게 베어서 잘라내는 쪽이 덜 거슬렸을 텐데. 작게 혀를 차곤 그나마 멀쩡한 손으로 나이프를 재차 쥡니다.) 차라리 팔을 베지 그랬어. 아니면 머리를 두동강내던지. (여전히 웃는 얼굴이지만, 시야를 확보하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조금 전보다는 낮은 자세로 몸을 고쳐 세웁니다.)
아니면 뭐, 죽이기 싫어? (낮은 웃음소리가 큭큭 새어나옵니다.) 역시 한번에 죽이긴 아깝지. 응?
ZAIRA:... ... 죽어? (조금 고개를 기웃, 기울입니다. 짧게 웃음이 스쳐지나갑니다. 다시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상대를 빤히 노려봅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대응할 생각으로 단단히 다리에 힘을 줍니다. 죽는다는거... ... 그거 생명체에게 쓰는 말 아니던가.)
FRAU:(흐음, 고개를 모로 기울입니다.) 그래, 죽는 거지. 아무리 나라고 해도 눈 앞에서 데이터 쪼가리가 되어서 사라지진 않으니까 말이야!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건지 전혀 모르겠네! 살아있는 건 죽이기 싫어? 그럼 나중에, 나아중에 말이야. (다시금 즐거운 듯 눈꼬리가 휘어집니다.) 내 피를 뒤집어쓰고 가서 로드한테 뭐라고 보고할래?
ZAIRA:(로드, 그제서야 눈썹이 조금 휘어집니다. 그러나 조금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되어서 그를 바라봅니다) 아주 나중에... ... 네 흔적이 남아있을 것 같나? (만에하나, 눈치가 빠른 나의 주군이 이 모든 상황을 알아차리더라도... 나는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치웠다고 고하면 된다. 그것이 비록. 로드의 곁에서부터 멀어지는 일일지라도. 나는 나의 정의를, 나의 분노를 충분히 해소한 이후일테니 후회는 없을것이다)
FRAU:우와, 산산조각 내버리겠다는 말을 되게 무섭게 하네! (낮은 자세로 유지하던 몸을 천천히 똑바로 세웁니다. 웃는 듯이 내리 깐 눈으로는 어느새 기민하게 주변을 살피고 있었고.)
...아니지, 아니야. 그럼 안돼. (발걸음을 조금 옮깁니다. 당신에게서 멀어지려는 듯, 뒤로 한걸음 두걸음...) 네가 싸우는 상대는 나여야지. 내가 싸우는 상대도 너여야하고. 다른 모습으로 나를 보고 있으면 쓰나!
ZAIRA:... ... 프라우 레망. 언제부터 그런걸 따지기 시작했지? (지루한 전투.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대를 마주하면서 저도 모르게 긴장한 몸에서부터 땀이 흐릅니다. 이마로 흘러내린 땀을 대충 닦아버립니다. 도끼를 그러쥐고, 한번만 더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 ... 그때는. ... ... 한번에. 끝낼 수 있도록... ... )
FRAU:그래, 그게 나잖아! 프라우 레망! (얼굴이 눈에 띄게 확 밝아집니다. 과장된 동작으로 팔을 쭉 뻗었다가, 아직 방금 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움츠립니다.)
어쨌든, 네 앞에 있는 건 나라는거지. 프라우 레망. 내가 불리는 이름으로, 내가 보여지는 모습으로 나를 보라고. 응? (뒷걸음질을 이어가다, 그제야 적절한 위치에 도달했다는 듯이 고개를 치켜듭니다. 가까운 거리에 낡은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네가 분노에 눈이 멀어서 날뛰는 녀석인 건 알고 있었지만! 눈 앞의 상대를 제대로 못 보면 곤란하지!
(땅을 박차고 가볍게 도약한 다음, 꽤 높은 위치라고 생각했던 건물의 창틀에 올라갑니다. 눈 앞의 상대는 나를 보고 있지 않으니까. 나랑 싸워도 나랑 싸운다고 생각하지 않겠지. 안 돼, 그건 안 돼. 재미가 없잖아... 생명의 무게를 좀 더 잔인하게 느끼면서 그걸 휘두르라고.) 있지, 자이라.
우리 술래잡기 할래? (천진난만한 말투, 장난스럽게 웃어보이곤 건물 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적어도 당신이 잠깐이라도 분노에서 눈을 돌릴 시간을 만들려는 듯.)
이어서 프라우의 모습이 건물 안으로 사라지고,
주변은 다시 고요해집니다.
ZAIRA:(그가 완전히 사라진 이후에야, 무너지듯이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끔찍하도록 고요한 이 평화가, 오래 지속되진 않겠죠)
(그가 꾸준히 이야기해온 존재... ... 그런게 중요하던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즈음되면, 나는 하나의 인격체라기보단 유용한 도구로서 존재해온 시간이 더욱 길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숨이 막혀오는 기분. 그래, 제아무리 프라우 레망일지라도 이런 기분을 쉬이 견딜 순 없겠지.)
(몸을 일으킵니다. 이제는 나를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도 조금 희미합니다. 분노던가, 정의던가, 아니면... ... )
(뻐근해진 몸을 풀고, 눈앞의 건물로 들어갑니다. 술래잡기... 글쎄, 해본적은 없지만,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겠습니다. 잡히면... ... 그 다음은?)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이상한 분위기를 가진 내부 풍경과 마주합니다.
검붉은 얼룩과 총흔,
찢어진 옷 조각과, 한 때 인간이었을 신체의 일부분.
그리고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이어서 어딘가에서 높은 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넓은 건물의 사방에 울리는 탓에, 목소리의 시작점을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FRAU:술래잡기. 뭔지 알지? 간단한 거야! 그치만 조금 달라! (이어서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가,) 우리 둘 다 술래거든!
붙잡히는 술래가 지는 거야. 간단하지! 붙잡혀서, 다시는 도망칠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나면 그 때 확실히 패배인거고! 어때? 리트라이도 일시정지도 없는 게임인거지!
ZAIRA:(주위를 찬찬히 둘러보고,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너, 한두번 한게 아니구나. 이런 당신을 내가 정말, 사람이라고 봐야할까. 꾸준히 타인을 자신의 노리개로 삼는 당신이, 그런 평을 들을 가치가 있을까)
어디있어.
FRAU:(별다른 말이 돌아오지 않자 싱글벙글 웃습니다. 여전히 욱씬거리는 제 한쪽 팔을 그냥 뜯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꼭 퀘스트를 수락한 주인공을 눈 앞에 둔 기분입니다. 심장이 뜁니다, 미친듯이. 눈 앞에 이야기의 주인공이 서 있습니다. 그래, 너는 이제부터 플레이어야. 여기는 스토리의 종착점. 우리 둘 중 한명은 여기서 죽겠지. 그게 두근거려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글쎄?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 (꼭 쥔 채 놓을 기미를 보이지 않던 군용 나이프를,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고쳐 잡습니다. 시야에 당신이 들어옵니다. 몇 번이고 흐릿해졌다 선명해지길 반복했지만. 마침내 숨어있던 쓰레기 더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당신 쪽으로 나이프를 던집니다.)
군용 나이프(투척)
기준치:
65/32/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아, 실수했다. 그 생각이 든 건 나이프가 손을 벗어난 직후. 갑자기 몸을 움직인 탓에 머리가 핑 도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겨눴다고 생각한 칼 끝에는 이미 당신이 없습니다. 보기좋게 날아간 나이프는 자이라의 옆을 스치고, 이내 정면의 벽에 박힙니다.)
ZAIRA:(찾았다)
(제 옆을 곧장 가로지르는 날붙이에 바로 뒤를 돌아봅니다. 시끄럽게 울리던 소리들은 이내 잠잠해지고, 온통 흑백뿐인 이 처참한 건물 안에서 유일하게 자색으로 불타오르는 머리카락이 보입니다)
(전투에 임하는 것도, 몸이 건강할때나 가능한 이야기지. 안그래? 제국을 수호하던 여덟개의 검. 무뎌진 칼날로는 여린 종이하나 자를 수 없지)
(날을 세우기보단, 그 자체의 힘으로 누를 수 있게, 반듯하게 자르기 보단, 단단히 으깨놓을 수 있도록. 빠르게 그 자색을 향해 돌진합니다.)
녹슨 도끼
기준치:
55/27/11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FRAU:(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시야에 당신이 담깁니다. 코 앞까지 다가온 당신과, 온 몸으로 전해지는 살의. 너는 나를 죽이려 하고 있나? 나를, 오직 싸움에서만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나를? 아, 모르겠다.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피를 한바탕 뒤집어 쓰고 나면 그제야 머리가 좀 돌아갈 것 같았다.)
(그러니까 직접 확인해보자. 역시 가만히 머리만 굴리는 건 취향이 아니니까! 죽일 수 있으면 죽이는 거고, 죽게 된다면 죽어 보는 거지. 참으로 간단명료한 일이다. 어려울 거 하나 없다. 품에서 여분의 군용 나이프를 다시 꺼내들었다. 당신의 목을 노리곤 그대로 팔을 뻗었다.)
군용 나이프
기준치:
55/27/11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2
ZAIRA:(자신의 목을 향해 곧장 들어오는 팔을 단단히 붙잡습니다. 프람경은 아발론을 수호하는 방패입니다. 그의 자리를 빼앗을 생각은 없습니다. 내가 하는 수호는... ...)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어때.
(내가 하는 수호는. 적의 전투의지를 말살시키는 것. 압도적인 무력앞에서는 모두가 의욕을 잃고 자신의 칼을 떨어트리기 마련입니다. 몇번을 베어내도 다시 일어나는 존재를 본다면, 저들을 단번에 으스러트릴 둔탁한 무기를 본다면, 과연 그것을 보고도 나를 공격할 마음이 드는지, 두고보자며. )
그냥 당장 죽어버리고 싶다고.
(그 팔을 확 잡아당깁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그 눈을 뚫어져라 바라봅니다. 이정도의 거리라면, 그 어리석은 생각이 조금은 보일지도 모릅니다)
FRAU:(눈 앞이 몇 번이고 흐려집니다. 아무래도 조금 전 머리를 잘못 부딪힌 건지, 한번 초점이 나간 시야는 제대로 돌아올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팔이 당겨지자 저항할 새도 없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립니다. 고꾸라질뻔한 몸을, 간신히 한쪽 다리로 지탱해 섭니다.)
(어지럽다, 그 생각 말고는 아무것도 들지 않습니다. 아프지도, 괴롭지도 않습니다. 그저 어지러움만이 가득합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습니다. 눈 앞에 누가 있는지도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반쯤 풀린 눈으로 고개를 들지만, 당신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가까이서 보니까 어때. (그런데도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올려 웃습니다.) 죽이고 싶지. 응?
죽여버리고 싶지. 산산조각내서, 다시는 입도 못 열게 만들고 싶지? (그렇게 말하고 있자니 제 얼굴에 다시금 자연스러운 미소가 번지는게 느껴집니다. 여전히... 눈 앞에 있는 당신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 어찌됐건 내가 죽이는 건 너여야지. 그리고 상황이 좋지 않다 해도 네가 죽이는 건 나여야지. 그건 변하지 말아야지.)
(네가 나를 프라우 레망이 아닌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면, 나는 대체 뭐로 증명된단 말인가. 내가 이렇게 살아있고 숨을 쉬고, 의지를 갖고 있는 존재라는 걸. 내 숨을 끊어놓을 상대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나는 대체 뭐란 말인가. 어이, 나를 봐. 내가 여기 있어. 내가 여기 살아있어. 한낱 데이터 조각이 아니야. 한낱 스쳐 지나가는 적군이 아니라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른 손으로 여분의 나이프를 꺼냅니다. 나를 증명하게 해 줘. 경련하기 시작한 손으로 나이프를 쥐곤 다시 당신의 목을 겨눕니다.)
군용 나이프
기준치:
55/27/11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ZAIRA:(또, 숨겨놨나. 나이프가 튀어나오는 모습에 상대의 팔을 쥐고있던 손에 힘을 가합니다. 예전에는 이 팔이 얇고 가늘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참 쓸모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치지도 않는 외침이 눈에 들어옵니다. 소리없는 아우성에 시야가 시끄럽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짓은, 폭력이 아닙니다. 당신을 하나의 사물, 그 이상의 시선을 주지 않는 것. 내가 끔찍히 당해왔고, 그렇기에 얼마나 혹독한지 아는 유일한 처벌.)
(나에게 있어서 당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프라우 레망. 당신은 나의 분노를 감당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은 그저 조용히 잊혀질 것입니다. 당신을 살게한 순간순간의 쾌락처럼, 당신은 아발론의 찰나에 불과할것입니다)
(묵직한 도끼를 다시 들어올립니다. 일방적인 폭력. 이것이 정녕 정의라 이야기할 수 있냐면... 아마 그럴 순 없을겁니다. 그렇지만... .... 길에 떨어진 돌맹이를 치우는 것에도 철학이 필요하던가요?)
녹슨 도끼
기준치:
55/27/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FRAU:(초점이 나간 듯 뿌연 시야가 순식간에 붉게 물듭니다. 귓가를 때리는 파열음을 인식한 건 조금 뒤였습니다. 어지럽다는 말로 정리되지 않을 감각이 이어집니다. 온 몸이 무겁습니다. 쉬고싶다,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죽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죽는게 두려운 건 아닙니다, 잊혀지는 게 두려운 거지. 그저 지나가는 엑스트라처럼. 더이상 쓰이지 않게 된 데이터 조각처럼. 쓰레기통에 처박히는게 무서웠을 뿐.)
(나를 기억해 달라고. 나를 죽여도 좋으니까, 목숨을 걸고 싸웠던 상대가 누구인지는 기억해달라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고개를 듭니다. 당신이 눈 앞에 있지만, 당신이 보이질 않습니다. 너는 나를 보고 있나? 이미 앞이 보이질 않게 된 두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질 않습니다. 나를 봐줘, 작게 외쳐보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습니다.)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지어집니다. 이게 끝이구나. 정말로 시시하고 재미없는 인생입니다. 비참하기 짝이 없는 몰골입니다. 이제 내가 어디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잊혀지는 건가. 갈라진 웃음소리가 목을 비집고 나옵니다, 어쩌면. 어쩌면 울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기억해 줘. 닿지 않는 목소리로 몇 번이고 외칩니다. 나를 기억해 줘, 나를... 그 말을 끝으로 몸이 바닥에 고꾸라집니다. 더이상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ZAIRA:(축 늘어지는 손을 보고나서야, 아차하는 생각을 합니다. 생명이 빠져나가는 그 몸을 붙잡고있음이, 더할나위없이 끔찍해서 저도 모르게 손을 놓아버립니다. 바닥에 처박히듯이 쓰러지는 그를 보고, 숨을 길게 내쉽니다)
... (자유. 순간 든 생각은 그것이었습니다. 더는 자신을 혼란스럽게 할 사람도 없고, 자신을 짜증나게 할 사람도 없고, ... ... 잠시 손을 쥐었다가 펼칩니다)
... 프라우 레망.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끝까지 저를 귀찮게한 무언가로서, 그렇게 당신의 삶은 마무리가 될것입니다. 또는... ... 당신의 마지막이 꾸준히 나를 찾아오는 악몽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당신을 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당신의 눈에 더이상 움직이지 않게 된 프라우 레망이 담깁니다.
당신이 보고 있는 건 분명 '프라우 레망'입니다.
그걸 누구보다 바랐을 당사자는 더이상 숨을 쉬지 않은 채 쓰러져있습니다.
당신은 그를 잊으려 노력하겠지만,
어쩌면 완전히 잊어버릴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사실을 프라우 레망이 알 수 없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당신은 지그시 눈을 감습니다.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습니다.
온 세상이 어둠에 잠기는 것 같습니다.
아니, 정말로 온 세상이 어둠에 잠기고 있습니다.
하늘이 조각나 무너지고, 그 틈새로 어둠이 밀려들어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아무런 거부감이 들지 않습니다.
어쩐지 편안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밀려들어오는 어둠은 프라우를,
당신을, 이 세상을 집어삼킵니다.
이윽고 당신은 눈을 감아버립니다.
...
.....
당신이 눈을 뜬 곳은 당신의 방, 침대 위.
어째서인지 당신의 주변에는 꽃다발이 놓여있습니다.
꼭 누워있던 프라우를 봤을 때와 같은 풍경입니다.
어째서일까요? 당신도 의식을 잃었던 걸까요?
이상함을 느끼며 몸을 일으킨 당신은
곧바로 프라우와 눈이 마주칩니다.
프라우 레망은 당신의 침대 끝에 걸터앉아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ZAIRA:(눈이 마주치자마자 크게 덜컹거립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소리도 나오지 않는 입만 두어번 달싹거립니다)
FRAU:우왓, 깜짝이야!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따라서 잠시 놀란 얼굴이 됐다가, 이내 평소처럼 웃습니다.) 좋은 아침~ 아, 좋은 아침이라는 말은 좀 그런가?
뭐, 어쨌든 일어났으니 됐어! 한참 기다렸네! 괜히 피곤하게 만들고 말이야~ (깍지낀 손을 쭉 뻗어서 가볍게 스트레칭합니다.)
로드한테는 너 일어났다고 말한다? (읏차, 가벼운 기합 소리와 함께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ZAIRA:... 프라우! (급히 팔을 잡습니다. 방금과는 달리, 왠지... ... )
FRAU:(눈에 띄게 놀라며 그 손을 뿌리칩니다. 자신도 자신에 행동에 대해 놀란 듯한 얼굴입니다. 반사적으로 뿌리쳤다고 봐야할까요, 그야... 조금 전에 당신에게 붙잡혔던 감각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으니까요.) ...뭐야, 왜?
ZAIRA:(반사적으로 나갔던 손을 급히 거둬들입니다. 여전히 혼란스러운 마음과 함께요. 그래도, 지금은, ... ... ) ... 아, 아닙니다. 제가 오래... ... 잠들었나보죠. 저도... ... 곧 준비하고 나가겠습니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시선을 피합니다. 사과... ... 꿈에 불과했을텐데, 해야하나. 아니, 애초에 처음부터 저 사람이... 그치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