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스타즈-나기이바로 '기계장치의 신'을 플레이 한 로그입니다!
KPC 란 나기사-아이리아(세요)
PL 사에구사 이바라-백여우님
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
제가 작성한 CoC시나리오 '기계장치의 신' 플레이 로그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플레이 예정이 있으신 분들은 본 로그를 보지 말아주세요!
또한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시나리오 스포는 금지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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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을 신이라고 부른다면
만들어진 XX은...
[기계장치의 신]
Written by. 아이리아
...
사에구사 이바라는 어둠 속에서 눈을 뜹니다.
깜빡 잠에 들기라도 했던 걸까요?
의식은 멀쩡한데도 눈 앞은 부자연스러울정도로 캄캄하단 것을 깨닫습니다.
보이지 않는 시야를 대신하기라도 하듯,
비릿한 냄새가 강렬하게 코를 찌릅니다.
이상한 느낌에 눈가를 더듬어보자
천 같은 것이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머리 뒤쪽으로 천의 매듭이 묶여 있으며,
매듭은 약간 헐거운 상태라 쉽게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조심조심 주변을 더듬어보려다가, 날붙이가 있으면 어쩌지 싶은 마음에 매듭을 풀어봅니다.)
눈을 가리던 천의 매듭을 풀자
순식간에 시야가 밝아집니다.
당신이 눈을 뜬 곳은 제단 위인 것 같습니다.
당신이 눈을 뜬 제단 외에도 다른 제단 두 개가 더 보입니다.
제단 중 하나에는 불이 붙은 촛대가 있어 주변을 밝히고 있고
다른 제단에는 누군가가 누워있습니다.
4면의 벽에는 문이 각각 하나씩 나 있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로 된 창문은 벽에서부터 천장까지 이어져있어 화려합니다.
바닥에는 레드카펫이 깔려있어 붉습니다.
...아니, 붉은 것은 레드 카펫이 아닙니다.
당신은 곧바로 비릿한 냄새의 근원을 깨닫습니다.
바닥이 온통 피로 물들어있고,
발 밑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KP: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사에구사 이바라, 산치체크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5/32/13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KP: 1d3 굴려주세요~
사에구사 이바라: =
rolling 1d3
()
3
3
사에구사 이바라 SAN -3
사에구사 이바라: (침착해져야겠지요. 심호흡을 한 후,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가다듬기 위해 묘하게 큰 스테인드 글라스를 봅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로 된 창문입니다.
아무래도 빛은 스테인드 글라스 너머에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대체로 푸른 계열의 빛이 들어오고 있어
꼭 푸른 달빛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자세히보니 스테인드 글라스는 단순한 무늬가 아니라
무언가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형상은 굉장히 낯설고 기괴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볼 수 없습니다.
촉수같은 형상이 보이기도 하고, 뿔 같은 형상이 보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볼수록 거부감이 듭니다.
굳이 스테인드 글라스를 계속 볼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아아, 불쾌하군요. 이곳은 도대체...... 현실성이 없는 장소지만, 피의 비린내도 뛰어나게 구현되어 있군요. 오랜만일까요. '꿈인가?' 하는 우문을 던지고 싶지도 않고요.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눈을 돌려, 빛이 밝혀주는 중인 제단으로 다가갑니다. 누구인지도 모르고 어떤 위험요소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은 지금으로서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촛대 쪽으로 향하며 한 번 흘끔 바라봅니다.)
촛대가 있는 제단은 새하얀 돌로 만들어진 제단입니다.
높이는 허리보다 조금 높은 정도입니다.
옆면에는 스테인드 글라스에서 본 것과 비슷한, 이상한 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불이 붙은 촛대가 제단의 양 끝에 하나씩 놓여져있습니다.
제단의 가운데에는 얕게 홈이 파여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홈이 파인 것의 용도는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촛대를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혹여나 불이 꺼지지 않을까 조심하면서.)
촛대에 붙은 불이 일렁거리고 있습니다.
남은 초 길이는 꽤 긴 것 같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이것이 꺼지기 전에 어떻게든 하는 것이 좋겠군요. 문양은 더 보고싶지 않은데...... (벽면의 문들을 차례로 바라봅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이고, 이런 일의 전례도 들어본 적이 없어 데이터나 행동 방향의 가이드도 없습니다. 침을 한 번 삼키고, 제단에 누워있던 사람을 향해 가까이 다가갑니다. 붙잡을 여지는 주지 않습니다. 같은 사정인 사람이라면 적의는 보이지 않을 테고, 위장이라면...... 아무래도 깨우는 건 조금 더 신중히 해야겠지요?)
누군가가 누워있는 제단은 다른 제단과 다르게 검은 돌로 되어있습니다.
제단 위에 누워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당신이 아는 란 나기사입니다.
당신의 눈을 가리고 있던 것과 똑같은 검은 천으로 눈이 가려져 있습니다.
란 나기사는 제단 위에 가만히 누워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가, 각하!? 잠깐, 이건 무슨 일인가요......!? (진정합시다, 사에구사 이바라! 누군가의 농간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상정해보고 가능성을 따져보아야겠죠. 그렇게 생각하며 나기사를 여기저기 뜯어봅니다.)
규칙적으로 가슴께가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숨은 잘 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보이는 외상은 없고,
곤히 잠든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주, 주무시는......? (근처의 촛대가 있는 곳으로 슬금슬금 다가가, 공격받을 때의 동작이나 대처법을 계산해봅니다. 보고 눈치챌 수 없게 촛대 앞에 섰지만 여차하면 휘두를 생각입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각하, 각하~?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확인해주셔야 하는 일이...... (손을 슬금 내밀어서, 나기사의 한쪽 어깨를 살살 흔들었습니다.)
란 나기사: ......? (낯익은 목소리에 문득 정신을 차립니다. 이 목소리는......이바라. 느릿하게 눈을 떠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누운 자리에서 일어나 제단 위에 앉았음에도 여전히 앞이 보이질 않아 상황 판단이 더뎌지는 듯 합니다. 제 눈에 천이 씌워져있다는 생각은 미처 못한 채 그대로 주변을 두리번 거립니다.)
...이바라?
사에구사 이바라: 예, 각하! 목소리만으로도 알아보시는군요. 자신, 감격해서 눈물을 흘려버리고 말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 방금 전과 같은 발언은 경솔한 짓이겠지요.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그, 각하? 눈에 천이 씌워져 있는데, 그대로 주변을 둘러보셔도 소득은 없습니다. 헐렁하니 풀기 어렵지는 않겠지만, 각하께 그런 잔일을 시킬 수는 없는 바, 자신이 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경계가 조금 수그러들었지만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숨긴 채 꼼지락, 나기사의 눈을 가린 천의 매듭을 풀어냅니다.)
란 나기사: (이바라가 매듭을 풀어내자, 천이 거둬지고 시야에 빛이 들어옵니다. 눈이 부신 탓에 잠깐 눈을 찌푸렸으나 금세 표정을 풉니다. 가볍게 주변을 훑어보자, 가히 비현실적이라고 할만한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고개를 돌려가며 주변을 살핀 뒤, 이바라에게로 시선을 옮깁니다.) 이바라... 여긴, 어디....?
(코를 찌르는 비릿한 향에 조금 섬칫했지만 시야에 이바라가 들어오자 조금은 안정된 것 같습니다. 깜짝 프로그램 같은 걸까, 그게 아니면 이것도 아이돌 활동으로써의 일환일까...? 똑똑한 이바라라면 알고 있겠지. 그런 눈으로 이바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예. 그것이...... 눈을 뜨니 이곳이였습니다. 각하가 정말 각하라는 것을 안 이상 보여드리고 싶지 않은 광경이지만, 결국 인지하셨겠죠. 아아, 면목 없습니다! 자신, 돌아간 후에 제대로 사죄할 테니까요!? 부디 이 무례에 대한 형벌은 잠시만 미루어 주십시오. 건방진 말뿐이라 죄송합니다만! (나기사가 이바라를 바라보자 조금은 더 무언가를 알아두고 깨어나시도록 해야 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그대로 자고 있다가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법이니 말입니다.) 그런 눈으로 보셔도, 아직은 확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이 피 냄새나, 자신이 자신으로 있으며 각하가 각하시라는 것으로 보아 절대 꿈은 아니지요.
촬영장도 이렇게 구현해놓고 사람을 자는 사이 운송해 올 리도 없으니, 저희는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군요. 하지만 걱정 마시길! 자신이 각하를 안전하게 돌려보낼 테니까요. 물론 자신도 함께♪ 제단이나 인테리어로 봐서는 종교 쪽의 의식 같습니다. 우선, 다른 문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 맞을까요.
란 나기사: (눈을 두어번 깜빡이며 이바라의 말을 가만히 듣다 입을 엽니다.) ...그 말은, 이바라 역시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는 뜻?
...사과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인간은 모르는 것 투성이니까. 살아간다는 건, 곧 배운다는 거고...
영리한 이바라가 모르는게 있다는 건...조금 의외지만.
(그렇게 말하곤 재차 주변을 둘러봅니다. 다른 문이라는 이바라의 말에 네 개의 문을 차례로 응시합니다.) 종교 쪽 의식, 이라... 신을 숭배하는 걸까.
그리고 이건, 아무리 봐도 제단 같아서...
...꼭 제물로 바쳐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란 나기사: (조심스레 제단에서 내려와 바닥에 발을 내딛습니다. 끈적한 피의 느낌이 생소하기만 합니다. 그러다 문득, 발에 무언가가 채이는 걸 느끼곤 고개를 숙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하하. 자신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알려고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각하에게도 그렇게 보이십니까? 눈이 가려져 있던 것도 그렇고. 저희를 찌르기 위한 의식용 단도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고갯짓으로는 단도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 두리번거립니다. 시야를 다시 돌리자 발을 보고 있는 나기사의 모습이 의아하게 느껴졌습니다. 혹시 바닥의 피를?) 각하? 무슨 일이신지요! 그런 피를 관찰하는 것이라면 자신이 도맡아 하겠습니다! (덩달아 나기사의 시선이 가있을 법한 곳을 응시합니다.)
나기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숙이면,
나기사가 누워있던 제단 아래쪽
나기사의 발치에 단도 하나가 떨어져있는 것이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딱 맞군요. 혹시 모르니 호신용으로 챙겨두겠습니다. 각하에게 이런 걸 쥐여드렸다가는 큰일이 날지도 모르고 말입니다. (바닥에 있는 단도를 주워 살핍니다.)
란 나기사: ....범죄에 연류, 라고 했었지.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눈에 들어오는 바닥의 끔찍한 광경, 이런저런 모습으로 죽어간 사람들의 시체. 이 사람들도 제물로써 죽어버린 걸까. 제물이 된다는 건 자신 스스로의 의사였을까, 그게 아니라면......가여운걸.)
이바라의 말대로 이게 범죄라면... 그건, 흉기?
날이 잘 선 단도입니다.
크기는 약 20센티 정도인 것 같습니다.
손잡이 부분이 화려하게 장식되어있고,
칼날에 무언가가 새겨진 것처럼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그렇겠지요. 관리도 잘 해둔 것 같은 모양이고...... 조금 눕힌 후 혈관을, 아니, 실언했습니다. 방금 전의 발언은 기억 속에서 없애 주시길. 이미 죽은 자에게 신경쓸 겨를은 없으니 자신의 일을 하겠습니다. 쥰과 전하가 기다리겠어요. 그게 아니더라도 이런 곳에서 죽는 건 사양입니다! ...어라? 날에 뭔가가.
기준치: | 60/30/12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에구사 이바라는 칼날 부분에 음각으로
'신이 원하시는 대로 이루어지리라'
라는 글이 각인되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란 나기사: 조금 눕힌 후에 혈관을...
...해부학적인 이야기가, 하고 싶은거야?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떠올려봅니다. 마침 최근에 인체의 구조에 대한 책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인간의 혈관이 어떤 구조로, 어떤 모습으로 되어있는 지는...책에서 밖에 본 적이 없어. 그런 생각을 하며 저도 모르게 멍한 눈으로 시체들을 내려다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신이 원하시는 대로 이루어지리라......? 흐음. 우선 이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자신이 챙기겠습니다. 날이 잘 서있고 감쌀 물건도 없지만...... 상처입을 일은 없으니까요! 물론 이런 곳에서 해부학에 관련된 지식을 나눌 생각은 없습니다. ......괜한 생각 마시고 각하는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계십시오, 이 사에구사 이바라가 저기 시체라던가, 바닥을 가득 채운 피에 대해 정보를 얻어볼 테니.
(널브러진 시체가 있는 쪽으로 다가갑니다. 사인이나 피해자들의 공통점 같은 것들을 어쩌면 알 수 있겠지요.)
바닥은 레드 카펫이 깔려있다고 착각할만큼 붉습니다.
시체들은 모두 말라비틀어진 미라와 같은 꼴을 하고 있고,
모두 신체의 일부분이 없는 상태입니다.
손목이나 발목이 사라진 것으로 그친 시체는 물론,
거의 형체도 남지 않아 고깃덩이에 가까운 인상을 주는 것도 있습니다.
얼굴이 남아있는 시체들의 공통점은 모두 하나같이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란 나기사: ...나는 괜찮은걸. 이바라야말로 마음을 추스리지 않아도 괜찮겠어?
(이바라의 곁으로 걸어옵니다. 함께 살피고 싶은 호기심이기도 하고, 이바라를 혼자 둘 수 없다는 걱정이기도 하고. 어느 쪽이었을까요, 스스로도 자각할 수는 없겠지만.)
사에구사 이바라: 물론입니다. 각하보다 조금 먼저 눈을 뜬 탓에 시간이 있었으니까요. 그렇지 않더라도 이런 참상에 괴로워할 시간은 없습니다! (나기사가 따라오자 한 번 시선을 줬지만 다시 시체들을 봤습니다.) 으음, 공통점은 신체 절단......? 사람들의 시체를 모아서 인간의 형상을 만들려고 했던 것일까요. 역겨운 자가 만들어낸 역겨운 공간이로군요. 겁에 질린 표정을 한 채 굳었다는 것은 공포를 마주하고 일격에 당했다는 뜻이 되겠군요.
시체들이 이러니 피는 굳어 있을 터이죠. 오래 전부터 지속된 일인 것 같은데 가장 최근에 죽은 쪽은 과연 어디인지. 부패 정도가 비슷해서 알기 힘들군요.
란 나기사: 그럼...아무래도 한 인간이 저지른 짓은 아니겠네. 역시 종교 단체의 짓인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들이 섬기는 신, 이라는걸까.
...가엾네. 죽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이 이상 진리를 얻는 것도 불가능 하고, 움직이지 않는 몸으로 남아 도태될 뿐.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텐데. 죽음으로써 자유를 빼앗다니......슬픈걸.
...하지만 우리도 한낱 인간. 살아있는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이들의 장례를 치뤄주는 걸까.
그러기 위해선...우선 여기서 나가야겠지.
다른 문을 살펴보자는 이바라의 말에는 동의해. 여기 어딘가에 살아있는 인간이 더 있을지도 모르고.... 누군가가 섬겼을 신이라는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란 나기사: ...더이상 타인의 손에 자유를 빼앗긴, 식어버린 몸은 없었으면 좋겠네.
사에구사 이바라: 역시 각하십니다! 거기까지 고려하실 줄이야, 역시나 사려깊으신 분이네요. (자신으로서는 미지의 사고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한 번도 가져볼 일 없는......) 이 단도가 단순히 살과 근육, 혈관을 꿰뚫는 용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언젠가 알게 되겠군요. 예. 저희가 저곳에 손목, 혹은 발목, 어쩌면 그냥 목이나 몸통 같은 것을 잃은 채 비릿한 붉은 바다에 떠다니게 되기 전에 나가도록 할까요! 우선 어떻게 해서든 문으로 가야 한다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촛대 사이의 문으로 가볼까요? 아, 외람되오나 그 전에! (나기사가 누워있었던 검은 돌 제단을 살펴봅니다.)
검은 돌로 만들어진 제단입니다.
옆면에 이상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점이 없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이 무늬는......? (스테인드 글라스의 형상과 비슷한지 알 수 있나요?)
이바라는 옆면의 무늬가 스테인드 글라스의 형상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알 수 없는 불쾌감이 듭니다.
란 나기사: ...그러고보니, 이바라. 이바라는 어디에서 눈을 뜬 건지... 물어봐도 될까? 비어있는 제단은 저 쪽, 그럼... 이바라의 자리 역시 저 쪽?
(맞은편의 흰 제단을 가리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이게 신의 문양, 인 걸까요...... 예, 맞습니다! 한 번에 두 명씩 데려오게 설계된 공간이라면,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색의 차이는 신경쓰이는군요. 자, 그래도 다음으로 넘어가 볼까요!
(촛대 사이의 문, 문고리를 잡습니다. 문 뒤는 어떤지 듣기 판정을 해도 될까요?)
화려하게 치장된 금색 문입니다.
문에는 플레이트가 걸려있고,
문에 붉은 색으로 무언가가 쓰여져있는 것이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플레이트를 먼저 봅니다!)
문과 마찬가지로 금색의 플레이트입니다.
크게 '신의 방'이라고 쓰여져 있고,
아래쪽에는 작은 글씨로
'신은 기도를 드리는 도중에만 만날 수 있습니다.
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은 이바라는, 이 문이 잠겨있음을 깨닫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중요해 보이니 순서를 미루자는 생각을 합니다. 문도 잠겨있고요. 문에 붉은 색으로 쓰인 무언가에 눈을 돌립니다.)
피 냄새가 훅 끼치는 걸로 보아, 붉은 것은 피인 듯 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0/30/12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이리저리 번져있고 흘러내린 상태라 내용을 알아보기 힘듭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아무래도 이 방은 잠겨있는 것 같군요. 그럼, 제가 깨어났던 제단과 가까이 있는 방에 가보도록 할까요. (단도를 품에 숨깁니다. 위협하는 것으로 보이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란 나기사: ....이 방의 문, 황금으로 되어있어. 이 안에 정말 신...이라는게 있는 걸까. 인간들이 발을 붙인 이 곳에 존재하는 신이라니. 궁금한걸... 아니면 이 너머에는 천국이 있으려나.
...응, 이바라의 말대로. 그 쪽을 먼저 살펴보자.
왼쪽 문은 나무로 된 것 같은 갈색 문입니다.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신은 항상 천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옥일 수도, 외계나 다른 차원일 수도, 어쩌면 익숙한 광경일지도 모르지요. 개인적으로, 신을 찬양하고 인생을 바친다는 것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흐음, 이 문은 아까의 문과 상당히 다르군요. 내용물이 다르다는 것이겠지요? (귀를 대고 안의 소리를 들어봅니다. 정찰은 필수니까요.)
이바라가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고요하군요. 흐음, 인기척이 있다면 작은 소리라도 들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 그럼. 망설이지 말고 이 사태를 해결해 볼까요! 각하는 뒤, 아니. 문 옆에 서 계십시오. (문 너머의 경계를 멈추지 않지만 선해 보이는 인상을 하며 문을 벌컥 열어버립니다.)
란 나기사: (이바라의 말에 가만히 이바라를 바라봅니다. 신을 찬양하고, 인생을 바친다면....한낱 인간이라도 천국에 갈 수 있을까. 그런 믿음 때문에 사람들은 종교에 집착하는 걸까. ...이런 짓을 벌일 정도로. 스스로 천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찾는 제 입장에선, 이바라의 말이 미묘하게 들릴 뿐이었다. 우선은 고개를 끄덕인 뒤, 이바라의 말대로 문 옆에 섰다. 안쪽이 궁금한지 조금 기웃거리긴 했지만.)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책이 가득 꽂힌 책장과, 가로로 긴 책상이 보입니다.
정면에는 화이트보드가 걸려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흐음. 사람이 없군요. 하긴 있었다면 진작 어떻게 해보려고 나왔을 것이니. 서재라기에도 방이라기에도 미묘한 공간이로군요. 아, 그러고 보니 자신을 빤히 보시던데. 무슨 할 말이라도 있으신지요!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화이트보드로 다가가 살펴봅니다. 눈을 뜬 공간의 옆이라기에는 이질적인 현대의 물건... 이네요.)
란 나기사: 할 말이라면...응, 항상 있는걸. 나는 이바라와 늘 이야기하고 싶으니까. 이바라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이바라에 대해 알고 싶어.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그 사람과 정서적으로 맞닿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치만 정확히 무슨 할 말이 있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네.
(스스로가 믿는 신은 제 아버지, 그 신 뿐일 터였다. 종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엄연히 신을 의식하는 자신이, 이바라에게 왜 신을 찬양하는 것들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물으면....너는 대답해줄까? 물음 대신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네 옆으로 다가가는 걸 택했다.)
우선은 나가는 일에 집중하는 걸로 할까.
...미안해, 신경쓰이게 만들었지.
화이트보드는 벽의 한 면을 거의 다 차지할 정도로 큽니다.
상당히 큰 글씨로
'신이 원하시는 대로 이루어 지리라'
'그 분의 선택이 곧 진리이며 정답이니.'
라고 쓰여져 있고
그 외에도 여러 글씨가 쓰여져 있으나, 전부 읽을 수 없는 언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앗하하하, 그러십니까! 편히 해주셔도 됩니다만? 각하의 말을 이유 없이 가로막을 정도로 건방진 자식은 아닙니다. 자신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는 건, 추천드리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예, 남은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합시다. 자신도 사족을 붙이지는 않겠습니다!
이 글귀는...... 아까 본 것과 같은 글귀에 한 문장이 더 추가되어 있네요. 타인의 선택이 진리이자 정답이라고 생각하다니, 상당히 멍청하군요. 앗, 불손한 언사였을까요? 실례, 이런 일은 처음인지라...... 이상한 글씨들이 꽤나 어지럽게 만드는군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화이트보드의 구석에 알아볼 수 있는 글씨가 더 쓰여져 있습니다.
'만들어진 신도 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란 나기사: ...타인의 선택이 진리이자 정답.... 한 명의 대답이 모두의, 전인류의 진리가 될 수 있다는 걸까?
나로써는....응, 아직 이해하기 어렵네.
...아래쪽의 문구를 보면, 이걸 쓴 사람도 이해의 차이에서 혼란을 느낀 모양이야. 만들어진 신도 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바라는 어때? 만들어진 신도, 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해?
사에구사 이바라: 만들어진 신? 누구라도 탄생, 그 자체는 만들어진 존재인데 말이죠.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느냐가 핵심인 걸까요! 단서를 조금씩 모아나면 결론이 나오니 이런 것이라도 알아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 머리 쓰는 일은 나름 특기인지라.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으음? 그렇네요. 저는 신이 반드시 창조주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하께서는 어떠하신지요? (천천히 책장 쪽으로 걸어가 그곳을 살펴봅니다.)
란 나기사: 신이 반드시 창조주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이바라의 말대로, 나 역시 같은 생각. 신은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걸까. 나는 신이, 믿음에 의해서 탄생한다고 생각하는걸.
...믿음을 받고, 그에 부응하니까, 신이 되는거야. 신자하나 없는 신은 신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모든걸 창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신이, 사실은 믿음에 의해 창조되는 존재였던거지.
책장에는 알 수 없는 언어로 된 책들이 가득합니다.
생소한 외국어인 걸까요?
사에구사 이바라: 신도가 없는 신은 힘이 약해진다고 하기도 하니까 말이지요! 뭐, 믿을 수 없음에도 힘을 키워가는 신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초자연적이기에 신이라고는 생각되겠지만. 정말이지 이곳은. 읽을 수 없다 뿐이 아니라 알아볼 수도 없는 언어라니......
기준치: | 60/30/12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란 나기사: ...역시 신이라는 건,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걸까. (조금 어두운 표정이 되었다가, 이바라가 바라보는 책장으로 눈을 돌립니다.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는것이 보이고, 그중에는 신에 대한 제 물음을 해결해 줄만한 내용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피어오릅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의문을 해소할만한 책은 커녕,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책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시무룩해지려는 찰나, '참고자료'라고 쓰여진 노트를 발견해 손을 뻗습니다. 상당히 낡아보이는 노트. 이건...뭐지? 이바라를 한 번 바라보곤, 노트를 꺼내 펼칩니다.)
여기, 이런게 있어. 이 노트만 일본어인 모양이야.
노트의 표지에는 크게 '참고자료'라고 쓰여져 있고
굉장히 낡아보이는 페이지가 너절하게 붙어있습니다.
여러 책들의 페이지를 잘라다 스크랩 해 둔 듯한 노트입니다.
페이지의 최상단에는 '생명의 입맞춤'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생명의 입맞춤>
최대한 상태가 멀쩡한 시체 필요.
시체가 잘 보존되었을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짐.
“인간의 영혼을 인간의 몸으로 되돌려 귀속시키노니,
이어받은 숨으로 눈을 뜨리라”
주문을 외우면 대상이 푸른 빛에 휩싸인다. 이 때 술자가 대상
에게 입을 맞추는 것으로 죽은자를 부활시킬 수 있다.
사에구사 이바라: 일본어인 노트가 있습니까? 뭐어, 우연이겠지만 참고자료라는 제목에는 신경이 쓰이는군요. 생명의 입맞춤, 영혼을 몸으로......? 부활시킨다니, 이 무슨. 저 시체들은 온전한 조각들을 위해서였군요.
하나하나 멈출 수 없습니다. 빠르게 보고 기억하겠으니! (책상으로 눈을 돌립니다. 무언가 있을까요?)
가로로 긴 목재 책상입니다.
책상 위에는 낡은 책 한 권이 펼쳐져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펼쳐져있는 페이지를 봅니다!)
무척이나 오래된 것 같은 낡은 책입니다.
책은 알 수 없는 언어로 되어있습니다.
KP: 바로 교육 굴려주세요~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5/32/13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KP: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사에구사 이바라, 어쩐지 불길한 기운에 산치체크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2/31/12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사에구사 이바라 SAN -1
란 나기사: (알 수 없는 언어임에도 흥미를 느끼는지 홀린 듯 책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뒤늦게 이바라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여긴, 전부 본 건가?
사에구사 이바라: 이건 도대체...... (다른 페이지로 넘겨봅니다. 불안한 마음은 들지만 아무 것도 안 할 수 없습니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KP: 이번에도 교육굴려주세요!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5/32/13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페이지를 아무리 넘겨도 알 수 없는 언어 뿐입니다.
그런데 그 중, 어느 한 부분을 이상하게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께서 사에구사 이바라를 원하신다.
일본어로 쓰여져 있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이해할 수 있는걸까요..?
란 나기사: ...이바라? 무슨 문제라도 있어? (어쩐지 다급함이 느껴지는 듯한 목소리에 네게로 다가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원하는 바를 처음으로 얻지 못하는 경험을 하게 되겠군요. 무슨 언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 전달하기 위한 장치...... 아, 각하! 앗하하, 자신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간 낭비를 한 건 아닐까 걱정되었는데 다행히도 아니였습니다. ...옆 방에, 가보도록 할까요?
란 나기사: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굳이 캐묻지 않습니다. 필요한 이야기라면 이바라가 먼저 이야기 해 줄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일까요.)
....응, 좋아.
사에구사 이바라: (방에서 나간 후, 조심스럽게 아까 전 잠긴 문의 맞은편에 있는 문 앞으로 향합니다.)
두 사람은 방 밖으로 나와 처음 눈을 뜬 곳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절로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시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흥건하게 남은 피만이 이 곳에 시체가 있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45/22/9 |
굴림: | 50 |
판정결과: | 실패 |
무슨, 그것들이 다 어디로......?
...그리고 어딘가에서, 무거운 무언가가 스르륵 움직이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란 나기사: ...어라.
맞은편의 문은 무거운 느낌을 주는 쇠 문입니다.
문 앞에는 플레이트가 떨어져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 (감각에 최대한 집중한 채, 우선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시체가 사라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란 나기사:
기준치: | 60/30/12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어쩐지 불길한 소리가 들려. 정확히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바라도, 들려?
사에구사 이바라: 무언가 움직이고 있는 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만. ......우선, 지나간 것에 너무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허리를 살짝 숙여 떨어져 있는 플레이트를 봅니다.)
란 나기사: ...무언가가 식사중인걸까... 응, 너무 연연하지 말기로 하자. 식사를 방해받으면 기뻐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쇠로 된 플레이트입니다.
'작업 중, 노크 필수'
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먹는다, 니? 설마 사라진 저 시체들을 먹는 것은. 이런 식으로 청소를 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던 건가요. 작업 중, 노크 필수...? 어째서 떨어져 있는 것인지.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안경을 깨끗하게 닦습니다......)
란 나기사: 잘 모르겠지만....무언가를 씹는 듯한 소리가 들려. 소리의 근원은 아마 여기...
(고개를 들곤 전체적으로 한 번 둘러봅니다. 시체를 제외하면 달라진 건 없지만...)
....전체. 인 것 같은데.
사에구사 이바라: 방 안, 인가요? 아니면 이 공간 전부? 어느 쪽이든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겠군요. 노크하라는 것이 떨어진 것을 보니 안 해도 될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노크를 해볼까요. 각하는 아까처럼 문 옆에 서 계셔 주십시오!
(똑똑똑. 쇠 문의 안에서도 들릴 정도의 노크를 합니다. 들어오라는 말이 들려올지 들려오지 않을지 모르는 마음에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엽니다. 예쁘게 웃는 얼굴을 합니다. 작업용... 아니, 사교용 미소입니다.) 실례합니다!
문을 열자 수술실을 연상시키는 서늘한 방이 보입니다.
방의 한가운데에는 수술대가 있고,
수술대 위쪽에 모니터가 하나 있습니다.
수술대 옆쪽에는 컴퓨터가 올려진 테이블이 있습니다.
바닥에는 공구들이 어질러져 있으며
구석에 있는 박스도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흐음……? 이건 또, 수술을 하기 위한 장소인 걸로 보이는군요!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들과 종합적으로 생각해본다면 꽤나 불쾌한 장소입니다. 그리고 공구들을 어째서 저렇게 청결하지 못하게 보관하는 것인지요! (공구를 정리해 넣을 생각인지 구석에 있는 박스에는 무엇이 있는지 봅니다.)
란 나기사: ...응, 수술실처럼 보이네. 공구들은 어울리지 않지만.... 플레이트에 써있던 작업, 이라는 것과 관련있는 걸까?
아이스박스를 연상시키는 박스입니다.
박스 위쪽에는 취급주의 딱지가 붙어있으며
박스에서 악취가 심하게 납니다.
무언가가 부패한 듯한 냄새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신체가 절단된 시체가 있었으니 말이죠. 그걸 이어붙이기 위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아까 전 발견한 책에 있던 정보에도 그런 내용이…… 흐음, 이건 부패한 시체의 보관용일까요? 꽤나 악취가 심각하군요. 열어보는…… 것은 현상황으로서는 현명하지 않겠죠. 그럼, 자신의 주특기를 발휘해 볼까요♪(테이블에 다가가 망설임 없이 컴퓨터를 켜봅니다!)
작은 테이블 위에는 컴퓨터가 올려져 있습니다.
컴퓨터는 이미 켜져 있으며, 모니터에는 글이 빽빽한 화면이 보입니다.
모니터에 띄워진 것은 인공 장기 개발에 대한 논문인 것 같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이런 법이겠지요. 그렇게 된다면 아까 전의 시체들은 어디로 간 것인지…….
기준치: | 60/30/12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평범한 논문처럼 보이지만 중간중간 비과학적인 내용이 쓰여져 있습니다.
'신앙심으로 완성된다'라느니,
'인간의 힘 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라느니...
마지막 줄에 쓰여진
'모든 것은 신이 원하시는 대로'
라는 문장에서는 광기마저 느껴집니다.
란 나기사: ...... (말없이 수술대에 다가가 빤히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무언가 흥미가 가는게 생긴 것 같습니다. 수술대 쪽에 집중하며 괜히 주머니에 돋보기가 없는지 살폈다가, 비어있다는 사실에 조금 시무룩해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호오. 이 논문을 쓴 사람에 흥미가 생기는군요. 학위를 따기 위한 논문이라면 따지 못했을 것이 확실합니다. 뭐, 이미 학위가 있었다고 해도 이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학계에서 몰매를 맞았을 것이 분명하군요. 모든 것은 신이 원하시는 대로라니,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어랏, 각하? 어째서 풀죽으신 걸까요? 보, 본인이 너무 글을 읽는 것에 몰두했던 모양이군요. 송구합니다! (빠른걸음으로 수술대 앞으로 갑니다.)
란 나기사: ...아니, 괜찮아. 이바라 탓은 아무것도 없는걸. 여기 무언가 이상한 얼룩이 있어서, 살펴보고 있었어. 수술대의 얼룩이라면 역시 피일까... 최근 읽은 책에서 수술실의 위생은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렇게 엉망으로 뒀다는 건... 수술실이 아닌 걸까? 단순한 작업실? 조금, 흥미가 생겨. 이 방의 용도에 대해....
수술대 위에는 읽을 수 없는 낡은 책 여러권과
수술도구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나사 같은게 굴러다니는 것도 보입니다.
그리고 수술대 곳곳에는 검붉은 얼룩이 묻어있습니다.
나기사가 바라보고 있던 것은 아무래도 얼룩인 듯 합니다.
수술대 위쪽에는 모니터가 달려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정말이네요. 수술대라고 하기보다는 수술대를 빙자한 테이블일까요……? 살아 있지 않은 것을 다루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도 도저히 읽을 수 없는 것이군요. 무슨 언어인지 알 수 없으니 이후 공부할 수도 없습니다. 얼룩은…… 이것, 피인가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얼룩은 아무래도 말라붙어있는 핏자국 같습니다.
피 냄새는 나지 않습니다.
란 나기사: ..아마... (고개를 천천히 끄덕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보고싶은데, 돋보기가 없는 탓에 이바라의 안경이라도 빌릴까 잠시 고민했다가 이내 마음을 거둡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피로군요. 냄새도 나지 않는 것도 그렇고 색도 많이 이상하니 오래 전에 말라버렸겠군요. 용도가 상상되니 끔찍한 생각이 머릿속으로 밀려들어옵니다만 지금은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을 때가 전혀 아니겠지요. 모니터에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안경을 고쳐씁니다.)
란 나기사: (이바라를 따라서 고개를 듭니다. 수술대에 정신이 팔려 모니터가 있다는 사실도 방금 깨달은 것 같습니다.)
수술대 위쪽 모니터는 켜져있습니다.
검은 화면에 흰 글씨로 무언가 써져있습니다.
'우리의 신성한 제물 란 나기사 님의 희생에 감사드립니다.'
란 나기사: .....? (눈을 두어번 깜빡이다 이바라를 바라봅니다.) ...어라, 나. 모르는 사이에 희생당한걸까.
사에구사 이바라: 신, 신성한 제물……? 검은 화면이라면 아까 전 제단이 떠오릅니다만, 어째서 각하의 성함이 적혀 있는 것인지! 아아, 불쾌하군요. 장소 그 자체로도 그렇지만……. 애초에 신이 아니라 제물에게 감사를 한다니, 이 종교의 신자들은 조금 이상하군요. 제가 종교에 빠질 리도 없고 경험도 없습니다만 저라면, 아니. 아무 것도 아닙니다!
(어질러진 공구들을 주워 수술대 위에 올려둡니다.)
란 나기사: ....불쾌하다기보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느릿하게 입을 뗍니다.) ...잘 모르겠어. 어째서 제물에 내 이름이 있고, 나에게 감사를 하는 걸까. 어쩌면 내가 제물로 바쳐지기 전인걸까? 그게 아니면 이미 제물로 바쳐졌기 때문에...이 자리에 있는 걸까? 똑똑한 이바라도 모른다면...나 역시 알 길이 없네.
신이 아니라 제물에게 감사하는건, 확실히 조금 이상하고 말이지.... 신에게 감사하기 위해 바치는게 제물 아니었던가...? 적어도 내가 아는 건, 그런 거니까.
...이외에는 딱히 둘러볼게 없으려나. 눈에 띄는건, 응. 우선 보이진 않네...
사에구사 이바라: 각하가 제물로 바쳐졌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것이라면 저 역시 함께 바쳐졌다는 소리가 되니 말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그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물로 바쳐지기 이전이라면 어떻게든 피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흐음, 각하의 말대로. 제물을 안 바치면 신이 노한다, 는 설화도 있으니까요. 소중한 사람을 바친 사람의 죄책감은 이야기되어도 바친 자의 감사는 묘사된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누군가 감사하게 두지 않겠습니다. 그럼 다른 방으로 이동… 하기 전에, 저로서는 모니터와 컴퓨터를 계속 켜두고 있는 전기의 출처가 궁금합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잠시만 기다려 주십사 합니다. (전선이 있을까 둘러봅니다!)
전선은 보이지 않습니다.
컴퓨터에 이어진 전선은 물론, 콘센트나 플러그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노트북은 아닌데......
사에구사 이바라: ……컴퓨터나 모니터의 형상을 한 모형일까요? (컴퓨터의 화면을 꺼봅니다.)
란 나기사: ...그런 쪽에 관심을 갖는구나, 이바라는. 전력 낭비를 막으려는거지? 확실히 계속 켜두면 컴퓨터에도 전력에도 문제가 생길거야. ...역시, 이바라는 앞을 내다볼 줄 아네. 안심이 가.
화면은 꺼지지 않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전력 낭비라기보다는, 수상한 기운이 풀풀 나고 있으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요! 수상함으로 시작해서 수상함으로 끝나는군요. 각하께서 안심이 가신다면 다행입니다! 그럼 이번에야말로 정말 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저 박스는 그다지 열고 싶지 않으니……. 다른 곳으로 가볼까요♪ 이 장소를 나갈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란 나기사: ...응. 좋은 생각. 여긴 오른 쪽이었지.... 아래 쪽에도 문이 있던데, 가보고 싶어.
사에구사 이바라: 좋습니다. 그것이 아닌 문은 아직 여는 방법을 알 수 없으니……. 그곳으로 가도록 하죠. (문을 열어 각하께서 나가실 수 있게 합니다!)
란 나기사: (익숙한 듯 방 밖으로 나서서 아래 쪽의 붉은 문으로 향합니다.)
(그리곤 이바라에게 따라오라는 듯, 고개를 돌려 곧장 이바라를 바라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각하께서 방을 나서시자 방을 나가고 문을 닫습니다. 시선이 보이자 금방 졸졸 걸음을 옮기고 문으로 다가갑니다!)
엄숙한 느낌을 주는 붉은 문입니다.
문에는 플레이트가 걸려있습니다.
문은 잠겨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플레이트에 있는 것을 읽어봅니다.)
'기도 중-절대 정숙'
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란 나기사: (따라서 플레이트를 읽곤, 검지손가락을 펴 입가에 댄 다음 고개를 갸웃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기도 중……. 이 방 안에 있는 자가 주모자일 가능성이 이 있겠습니다. 조심하시는 것이 좋겠죠, 각하. 너무 무리한 일은 하지 않으시는 것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다지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만 가끔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하시곤 하니. 아무도 없다면 그것으로 좋겠지만요!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소리가 최대한 나지 않도록 문을 엽니다.)
안에는 긴 의자가 여러개 늘어서 있습니다.
의자 위에는 기도하는 조각상들이 여러개 놓여져 있고,
앞에는 거대한 염소 조각상이 있습니다.
벽면에는 '주의사항'이라고 적힌 큰 종이가 붙어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조각상들이 기도하고 있는 것이였습니까…… 이곳의 감성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주의사항부터 확인하는 것으로 할까요.) (주의사항을 확인해봅니다!)
'주의 사항'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여진 종이입니다.'
- 매일 기도를 올릴 것
- 그분의 뜻에 거역하지 않을 것
- 과학과 마법의 최정점. 모든 것은 신이 원하시는 대로.
란 나기사: ..... (흥미가 가는 듯 정면의 염소 조각상을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매일 기도를 올릴 것, 과학까지 덩달아 정점이라는 것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군요. 절대 정숙이라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우선은 조용히, 소리를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이 좋겠군요. 각하는…… 이번에는 조각상을 보고 계시는군요. 하긴 흥미로울 법도 하고, 저것 말고는 볼 것이 많이 없는 것은 맞겠죠. 각하는 저걸 보고 계시도록 하고 저는 기도하고 있는 것들을 살펴볼까요.) (기도하고 있는 조각상의 앞으로 발걸음을 옮겨 하나하나 살펴봅니다.)
흰 돌로 만들어진 조각상입니다.
작고 네모난 제단 위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크기는 한 손에 겨우 들어오는 정도입니다.
모두 정면의 염소 조각상을 향해 놓여있어, 염소 조각상을 향해 기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조각상이 같은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작고 네모난 모양이...
꼭 어딘가의 홈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75/37/15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 이것은 혹 아까 전 제단에 파여있던 홈에 넣도록 되어있는 것일까요? 그것이 신의 방이라는 곳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나가기 전에 하나 챙겨가는 것으로 해야겠죠.) (각하께서 계신 염소 상 앞으로 가서, 각하를 한 번 힐끗 본 다음 염소 상도 살펴봅니다!)
란 나기사: .....(여전히 염소 조각상을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거대한 염소의 모습을 한 검은 조각상입니다.
염소의 몸은 늘어선 의자들 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KP: 이바라 바로 정신력굴려주세요~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5/32/13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분명 조각상일 뿐인데도 염소의 눈이 당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말 조각상의 눈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쪽에서 바라봐도 염소와 눈이 마주칩니다.
KP: 기묘함에 산치체크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1/30/12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사에구사 이바라 SAN -1
사에구사 이바라: 꽤 기분이 불쾌하군요. 이 눈, 은……? 이런 곳에서 도망칠 수는 없으니 살펴보아야겠지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염소 조각상의 다리 부분에
'제물은 신의 발 아래에'
라고 음각으로 새겨진 글이 보입니다.
란 나기사: ....? 이바라, 문제라도? (뒤늦게 이바라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제물은 신의 발 아래에……. 신의 방에 들어가면 정말 각하의 소재를 알 수 있겠군요. 신이 저를 필요로 한다는 것도 이상합니다. 어쩌면 각하의 신체나 뇌가 신에게 바쳐서 현신으로서 사용되어 무언가의 작용으로 제가 필요한 것이 되었을지도……? 여기 와서는 평안히 애정 행각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었지만 말입니다.)
아,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럼, 이 기분 나쁜 방을 나가도록 할까요? 신의 방으로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염소 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기도하는 조각상 하나를 듭니다.
란 나기사: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민이 있다면 함께 생각해줄 수 있어. 그러니 걱정마. 내가 이바라에게 의지하는 만큼....이바라도 나에게 의지해도 괜찮으니까.....
...그럼, (문과 이바라를 번갈아가며 바라봅니다. 이번에도 이바라가 열어주리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앗하하하. 그거야 기쁜 말이로군요! 예에, 나가도록 합시다. (아까 전 방에서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문을 열어줍니다. 멀쩡히 웃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웃음은 계속 지을 수 있을까요? 표정 관리를 하더라도, 언제까지…….)
란 나기사: (먼저 문 밖으로 나섭니다. 그리곤 가볍게 주변을 둘러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방 밖으로 나와 문을 닫습니다. 들고 나온 조각상을 촛대가 있는 제단에 파인 홈에 끼웁니다. 기도하는 모습을 신의 방 앞을 바라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일어날 변화를 기다립니다!)
달칵, 소리와 함께
무거운 무언가가 움직이는 듯한 웅장한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고개를 들자 앞 쪽의 금색 문이 열린 것이 보입니다.
문 안쪽은 온통 어두워 한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다.
란 나기사: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서있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열리는군요. 저렇게 어두운 것도 쉽지 않습니다만……. 그러면, 들어갈까요 각하. 어쩌면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도 같습니다. 어두우니 조심해주십시오. 제 어깨를 잡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손이라도……?
란 나기사: ....응, 여기. (손을 내밉니다. 여전히 멍한 표정입니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유독 공허한 것 같은 눈으로 이바라가 아닌 허공을 바라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각하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눈치챕니다. 어째서일까요……. 밀려드는 불안감에 손을 잡는 것을 머뭇거리다가, 티가 나지 않도록 각하의 손을 잡습니다. 눈을 마주칠 수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두운 문 너머로 천천히 걸어들어갔습니다. 넘어지지 않도록.)
두 사람은 어둠에 몸을 맡긴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갑니다.
옆으로 손을 뻗으면, 곧바로 벽이 닿습니다.
아무래도 이 곳은 앞으로 길게 이어진 좁은 복도인 것 같습니다.
뚜벅, 뚜벅...
발소리가 크게 울립니다.
어둠을 따라 나아가던 당신은 막다른 길에 도달합니다.
간신히 더듬어보자,
당신 앞을 막은 것은 벽이 아니라 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문 너머에 들리는 소리가 있는지 귀를 기울여봅니다.)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조용하군요. 들어갈까요, 각하? 빛이 들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란 나기사: ....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더듬더듬 문고리를 잡고 끼익, 열어봅니다.)
문을 열자마자 눈부신 빛이 쏟아집니다.
빛을 따라 고개를 들자, 천장에 걸린 작은 샹들리에가 보입니다.
바닥에는 고급스러운 레드 카펫이 깔려있고,
방의 한가운데에는 화려한 황금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유리 진열장이 의자의 뒤쪽 벽을 전부 채운 것도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바닥의 이 레드 카펫마저 피인지 살펴봅니다.)
금실로 장식된,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레드카펫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0/30/12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의자 아래쪽 카펫이 부자연스럽게 튀어나와 있는 것이 보입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으음……? 어째서 저렇게 튀어나온 것이지요?
(각하의 위치를 한 번 확인한 후 의자를 치웁니다. 마른침을 한 번 삼키고 카펫을 걷었습니다!)
나기사는 멍하니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의자를 치우고 카펫을 걷어내자,
바닥에 문고리가 달린 검은 문이 보입니다.
란 나기사: ...이바라,
....이 방, 혹시 내가 와 본적... 있었을까?
사에구사 이바라: 예?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이곳, 도대체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이전 각하가 지내셨던 방과 인테리어가 비슷한가요? 그 내부 사정은 알 수 없기에 저로서도 확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문이 어째서 숨겨져 있던 것인지 의자에 장치가 설치되어 있나 살펴보려다가 각하의 말에 고개를 돌립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살아가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서도 잃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였다면 이 고동이 미묘한 감정이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있었을까요. 몇 초간 각하의 얼굴을 바라보다 다시 의자로 시선을 옮깁니다.)
화려하게 황금으로 치장된 의자입니다.
샹들리에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 같습니다.
등받이와 앉는 부분은 붉은 쿠션으로 되어있어 푹신합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0/30/12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란 나기사: ...인테리어가...비슷할 리 없는걸.
애초에 비슷하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 이바라.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뭅니다. 입술을 조금 달싹입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이런 곳과 비슷하다는 것은 실언이였을까요! ……네? 각하, 무슨 일이신가요?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몸을 일으켜 다가갑니다. 심리학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KP: 심리학 가능합니다! 굴려주세요!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40/20/8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입술을 달싹이는 나기사만이 눈에 들어올 뿐입니다.
란 나기사: ...실언, 일까. 실언이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아. 그저...단어 선택이 맞지 않았을 뿐이야.
...이바라, 부디 이 쪽을. (진열장 안을 가리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각하. 어떤 단어가 이런 상황에 선택되어 마땅한 것인가요? 빅 데이터는 아니지만 간략하게나마 분석을…… 예? (각하의 손길을 따라 진열장으로 시선을 옮기고 다가가 봅니다.)
진열장은 자물쇠로 잠겨있어 열 수 없습니다.
투명한 유리로 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꽃다발과 기도하는 조각상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유독 감사패 하나가 눈에 띕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감사패…… 인가요. 알 수 없군요. (눈을 조금 가늘게 뜨고 감사패를 바라봅니다. 저곳에도 이름이 쓰여있다면…….)
염소의 얼굴 모양을 한 감사패입니다.
흰 글씨로 글이 쓰여져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기반으로 하여 신을 만들어 섬길 것입니다.'
란 나기사: 대체할만한 말은, 잘 모르겠지만. 비슷하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
왜냐하면 여기는...내 방이니까.
...모든 것은 란 나기사의 뜻대로.......
...내가 이 곳에서, 늘 듣던 말이었는걸.
사에구사 이바라: (신을 만든다고……? 어떤 사람들인지 정말로 알 수가 없군요. 믿을 것이 없다고 만들어내다니. 자신이 만들어낸 신을 믿는 것도, 제가…… 할 말은 아닐까요.) (속으로 여러 생각을 하던 도중 각하의 입에서 나온 소리를 듣고 고개를 급하게 돌립니다. 그렇지만 각하. 모든 것이 란 나기사의 뜻대로라면 어떻게 이렇게.) ……예? 여기가, 각하의……? 그 말은 각하께서 이들이 모시는 신이라는 뜻입니까? 무언가에 의해 만들어진 신이라고 말씀하신 건가요?
란 나기사: (고개를 천천히 끄덕입니다. 나는 이 곳에서의 신. 단순히 무대 위에서 빛날 뿐인, 바라는 대로의 만능 신이 아니라.) ...각하.....나도 각하라고 불러주는걸까. 어찌되었든 란 나기사니까?
...이바라, 나는. 네가 아는 란 나기사가 아니야. 나는 단순히....누군가에 의해 복제된 그의 영혼이지.
......미안해, 속일 생각은 아니었어. 내 방에 다다라서야, 뒤늦게 떠올라버렸는걸. 나는 그와 똑같은 기억에 똑같은 영혼이지만......이 곳에서, 이 자리에서. 신으로 숭배받았어.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 뜨며 의자로 시선을 옮깁니다. 자신이 늘 앉아있던 곳. 희미한 기억 속, 신으로 숭배받았던 나의 자리....)
사에구사 이바라: (머리가 멍해집니다. 복제된 영혼? 영혼이라는 것이 복제할 수 있는 것이였던가요? 란 나기사가 제물이라는 것도 영혼을 복제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보여주기 위한 만능신의 호칭이 아니라. 이 장소에서 걱정하고 이야기했던 사람은 각하가 아니면서, 그렇지만 각하가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같은 얼굴과 같은 목소리와 말투와 그 수많은 것들. 원래 각하는 어떻게 되어버린 걸까요. 숭배받기 위해 태어난 이 사람은 어떻게 이리 되어서까지 숭배를 받는 걸까요? 차가울 정도로 머릿속이 정리됩니다. 그렇게 얼어버려서일까요? 사실은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 습니까.
제단 위에 올라가 계셨던 것은……. 아니. 각하도 알 수 없으시겠죠.
란 나기사: ...미안해,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는걸. 나는 신이었지, 제물이었던 적이 없으니까. 어째서 내가 제단에 있었던 걸까. 게다가 어째서 이바라까지.....
...너무 많은걸 떠올려버렸는데도... 머리가 아픈 것 같으면서, 전혀 아프지 않아. 이 몸은 고통을 못 느끼는 걸까. 이 곳에서 만들어진 이 몸은... 기계장치로 되어있으니까.
...그래, 기계장치의 신이지. 나는.
사에구사 이바라: (신께서 사에구사 이바라를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어째서 필요로 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기계로 만들어진 몸. 만지면 딱딱한 걸까요? 아직 세부 사항을 모르니 섣불리 말할 수는 없겠군요.) ……이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본다면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유도 알 수 있겠지요. 어떻게 된 일인지도. 열겠습니다. 자신은, 신을 섬길 생각이 없기에. (자신의 신은…….)
(바닥의 문을 망설임 없이 엽니다.)
검은 문을 열자 아래로 이어진 계단이 나타납니다.
계단은 꽤 오래된 목조 계단인 것 같습니다.
란 나기사: ..갈 거라면, 함께 가도 될까.
나는, 만들어진 신이지만..... 그와 똑같은 영혼에, 똑같은 기억을 갖고 있어.
....나 역시 네가 필요해. 이바라.
사에구사 이바라: 자신이 그런 광경을 보았자 새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없을 테니 말입니다. 동행을 권할 참이였습니다…….( 완벽하게 구성된 AI 같다는 점을 알고 있을까요?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도, 그러면서도 어느 한 구석으로는 너무 같은 사람으로 느껴져 조금, 아주 조금의 마음 정도라면 놓아줄 것 같다는 것도 당신은 알고 있을까요. 착 가라앉은 마음은 입술도 잘 떨어지지 않게 해버립니다. 별개로 발은 이미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지만요.) 조심해서 따라오십시오.
란 나기사: ....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이곤 이바라의 뒤를 따라 내려갑니다. 이건 예의일까, 친절일까, 나를 '각하'로 대해주기 때문일까. 과장되지 않은 태도인데도, 생각을 읽기 어려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바라....나를, 나를 경멸할까. 신을 믿지 않는 너는 기계장치의 신을 경멸하고 있을까.)
삐걱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갑니다.
마침내 서늘한 공기가 피부에 닿을 때 쯤,
넓게 트인 공간이 나타납니다.
어디에도 빛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가운데에 놓인 검은 관은 무척이나 눈에 잘 들어옵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덜컹, 계단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끊기자마자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립니다. 죽음이라는 소재나 죽어가는 모습, 누군가의 죽음이 멀리 있는 삶을 살아온 것도 아닌데 괜히. 또 무언가 기억이 나는 것이 있나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생각을 각하의 생각이라고 받아들여도 좋은 걸까요?)
란 나기사: (눈 앞의 관을 보자마자 불길한 생각이 듭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알 것만 같은...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외면했던 진실. 나는 어쩌면 좋지. 믿음에 의해 만들어진 신은, 믿음이 없는 곳에서 어떻게 해야하지? 분명 겉으로 혼란스러운 표정이 드러나고 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정을 감출 여유는 전혀...)
사에구사 이바라: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다……. 그걸 위한 관일까요. 혼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을 보고 있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촛대를 가져오는 것이 좋았을 텐데 말이죠. 관 말고 다른 것은 없는지 주변을 둘러봅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넓게 트인 공간에 뚜껑이 닫힌 관 하나,
그리고 당신과 만들어진 신. 둘 뿐.
사에구사 이바라: (천천히 숨을 얇게 내쉽니다. 관으로 다가가서 뚜껑을 열어볼까 고민하다가 다시 한 번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이건 슬픔일까요? 관의 뚜껑을 들어올립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물어볼 필요도 없지요. 또한 각하는, 그렇기에 당신은 자신을 사랑하니까. 사에구사 이바라를…….)
관을 열자보이는 것은...
...차분하게 눈을 감고 누워있는 란 나기사의 모습입니다.
왼쪽 가슴에는 큰 상처가 나 있지만 피는 흐르지 않습니다.
생긴지 꽤 오래 된 상처 같습니다.
편안하게 자는 듯 눈을 감고 있지만
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란 나기사의 시체라는 것을.
...진짜 란 나기사는 죽었다는 것을.
KP: 사에구사 이바라 산치체크
사에구사 이바라:
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에구사 이바라 SAN -1
란 나기사: ...이바라,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현명한 이바라라면...알고 있을까.
나는 모든걸 알지도, 모든걸 해결하지도 못하니까......신이 아닌거야.
...만들어진 신은 신이 아니었던거지.
그 말을 끝으로,
란 나기사는 곧장 계단 위로 뛰어 올라가버립니다.
사에구사 이바라: 각하!?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 상황에서 도망가시면……! (당신을 쫒아가야 할지 저 편안히도 눈을 감았지만 일어나게끔 하고 싶은 이를 보아야 할지 잠시 고민했지만 답은 하나였습니다. 죽은 사람과는 이야기할 수 없지요. 그러니까 당신이 란 나기사가 아니여도 란 나기사로 살아온 기억이 있다면……. 무언가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복제가 과학적으로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니까. 아직 당신은 살아 있으니까. 아직……. 아, 당신은 영생을 사는가요? 란 나기사를 죽여서 란 나기사는 영생을 사는 건가요? 만들어진 신 옆에 무엇도 믿지 않았던 자의 자리는 없겠지만. 각하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다가 계단 위로 올라갑니다. 왜 각하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지 못했던 걸까요.)
정신없이 란 나기사를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어두운 계단도,
란 나기사의 방도,
긴 복도도 지나칩니다.
그리고 다시 그의 얼굴을 마주한 곳은...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이 내려앉는 제단 앞입니다.
란 나기사는 한가운데의 제단 위에 걸터앉아있습니다.
푸른 빛 탓에 꼭 달빛 아래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란 나기사: 이바라, 지금부터 하는 모든 말은 신중하게 해 줘.
나는 이 곳에서 신이고, 내가 원하는 건.... 네 선택에 따르는 일이야.
나는..... (숨을 짧게 들이쉽니다. 긴장한 듯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다시 입을 뗍니다. 나는 무엇에 긴장하고 있는 걸까.... 나 역시 나를 알 수 없어. 아니, 아무것도 알 수 없어....나는 신이 아니니까.)
...네가 원하는 사람과 함께 돌아가길 원해.
올려다 본 나기사의 표정은 상당히 무겁고진중해 보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 곳에서 지겹도록 본 문장을 떠올립니다.
'모든 것은 신이 원하시는 대로'
눈 앞의 란 나기사가 정말 이 곳에서의 신이라면,
기계장치의 신이라면,
이 말은 절대 농담이 아니리란걸 깨닫습니다.
란 나기사: ...하지만 나는 이 곳에서 신으로 숭배받았을 뿐, 진짜 신이 아니니까... 이제 어떤 답도 찾을 수 없어.
그러니까...이번 질문에 대한 답은 인간인 이바라가 대답해줬으면 해.
만들어진 인간은, 인간이야? 아니야?
.....나는 란 나기사야, 아니야?
사에구사 이바라: 이곳을 나간다면 각하는 어떻게 되시나요? 각하를 숭배하는 이들에게서 도망간다면, 그럴 수 있다면 말입니다.
란 나기사: 이바라가 말하는 건, 나도 같이....나간다는 의미일까? 그게 아니면 내가 아닌 진짜 란 나기사와...?
사에구사 이바라: 이거야 실례. 지금 자신의 눈 앞에서 질문을 하고 계신 분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란 나기사: 나와 함께 나간다면.... 나는 란 나기사와 똑같이 만들어졌으니까, 내가 란 나기사 대신 살아가게되겠지.
...그리고 이바라가, 나도 란 나기사라고 대답해준다면. 나는 란 나기사로써 살아가게 되겠지.
사에구사 이바라: (지독한 악몽이라면 좋을 텐데. 그렇지만 실은 이바라 그 자신도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요. 염색체나 뇌세포, 주변의 상황과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상황이 다르고 무게가 다르고 이바라는 선택을 해왔지만. 죽은 자를 살려낸다는 술식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혼자 살아갈 수도 없는 법 아닌가요. 자신의 일상도 현실도 위치도 많은 것이 란 나기사가 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자신을 사랑해줄 건가요? 자신에게 사랑받고 싶으신 건가요? 여기서 당신을 부정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얼굴, 같은 목소리, 같은 기억. 당신의 기억 속 란 나기사, 그리고 사에구사 이바라, 「Eden」, 그 시간들의 기억. 이 순간만큼은 기계로 만들어진 몸이 부러울 정도로 머리가 조금씩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란 나기사가 되어주십시오. 정확히 말할까요. 각하로 계셔주십시오. 말로써 얻는 정체성은 얄팍하기 그지없지만 각하께서 그리 여긴다면……. 저는 동정 같은 것은 하지 않습니다. (아, 그렇지만 저희 사이의 모든 감정에 채울 수 없는 무언가는 생겨버리겠죠.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그런 것이. 그래도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원하고 얻는 그 삶을 살아간다면, 각하를,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란 나기사: (나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어. 나는 이제 그 무엇도 아니니까. 다만 내가 가진 기억도, 추억이라고 부를 만한 것도, 너를 사랑하는 마음도, 내가 가진 이상 나에겐 전부 진실이고 진심인걸. 나는...살아가고 싶은건가. 나는 너의 '각하'가 되고 싶은 걸까. 나는..... 스스로의 생각도 인지하지 못하던 찰나, 이바라의 말에 고개를 듭니다.)
...나를 인간으로, '란 나기사'로 받아주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까.
내가 이바라의 '각하'로써, 이바라를 사랑해도 된다는 의미로...받아들여도 될까?
사에구사 이바라: 구태여 다시 질문하시는 것은 확인받고 싶기 때문이십니까? …문제 없습니다. 애초에 자신은 그렇게 정이 넘쳐서 여러 가지를 따져가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 상황 판단으로 내린 결론이지만 어째서인가 당신을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면 지금 죽어버린 정말 각하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요? 하지만, 하지만 여전히 이 감정은 이어지고 있는데. 욕심인가요? 이제 와서 그것이 문제될 리 없습니다. 바라는 대로 성공하며 사는 것. 이것이 문제될 리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부디 자신을 용서하시고, 아니. 죽은 자는 아무 것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부디 자신을 사랑하시고.)
란 나기사: ...응, 확인받고 싶었어. 내가 이바라를 사랑해도 된다고, 이바라가 말해주길 바랐는걸.
(사무적인 말투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이렇게나 사랑스럽게 들리는 걸까. 눈시울이 붉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나는, 울고 싶은걸까.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나 너를 사랑하고, 사랑해도 된다는 허가까지 받았는데. 인간의 영혼은 너무나 복잡해서 내 이해범위를 벗어나버리는걸. 인간이 인간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으려나.)
...이바라, 좀 더 확실하게 해 줘. 나는 너처럼 현명하지 못하니까, 좀 더 확실한 표현을 보여줘. 나를 인간 대 인간으로써 사랑한다는 의미로. 나를 택한다는 의미로... 나에게 입 맞춰줄래?
(나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확인받고 싶은 모양이야. 그렇게 너를 위한 인간이 되고 싶은 거니까. 아아, 인간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건, 인간 뿐인가...)
사에구사 이바라: (입을 맞추는 행위에는 무어 그리 대단한 의미가 있길래 죽은 자를 살리는 것에도 사용되고 사랑을 확인하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것일까요. 체온이 차갑지는 않을까……. 손을 뻗어 각하의 머리카락을 사락사락 만집니다. 돌이킬 수 없는 한 번의 행동. 그렇지만 당신이 몰락한다면 저는 사랑을 거둘 테니 괜찮지 않을까요? 정을 이다지도 주어버린 것은 처음이지만, 정을 주지 않는 것은 익숙하니 괜찮겠지요. 사과를 먹어버리고 맙니다. 돌아가면 할 레슨의 일정을 생각해 봅니다. 쉬는 날 할 일을, 바라볼 당신을 생각해 봅니다. 한 번 각하의 입에 이바라 자신의 입을 맞댑니다. 이내 떨어졌지만 각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있으니 만들어진 인간을 사랑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합니다.)
당신은 기계장치,
아니. 란 나기사의 입술에 입을 맞춥니다.
당신이 택한 결정의 표현,
당신이 택한 사랑의 표현.
당신은 기계장치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듯한 당신의 증명이
맞닿은 입술을 통해 나기사에게 전해집니다.
이상하게도 벅차오르는 듯한 기분에 눈을 감는 것을 마지막으로,
당신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
....
당신이 눈을 뜬 곳은 당신의 방 침대 위.
품에 넣었던 칼도, 그 곳의 흔적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눈 앞에 있는 것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당신에 의해 인간이 된 란 나기사.
곁에 있는 란 나기사는 분명 따뜻합니다.
어딘가 인공적인 따뜻함이지만...
당신이 사랑하고 사랑받기엔 평범한 따뜻함이겠죠.
레슨 일정은 공지했던가요?
쉬는 날 할 일은 정리했던가요?
당신은 어느 외딴 곳에 있는 건물 하나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뉴스를 뒤로하고,
사랑하는 란 나기사와 함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믿는 사람이 있었기에 신이 되었고
믿는 사람이 있기에 인간이 된다.
[END.2 인간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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